금융당국 '미래에너지 펀드' 조성에도태양광·풍력 등 신재생株 지지부진 흐름野 재생에너지 정책, 관련주 일시적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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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정부의 대규모 투자에도 신재생에너지 관련주가 좀처럼 뛰지 못하고 있다. 총선 이후 신재생에너지 정책이 다시금 주목된 가운데서도 고환율 기조에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주요 은행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재생에너지 설비에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미래에너지펀드는 주로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설비에 투자하는 펀드로 은행권이 2030년까지 총 9조 원을 출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은행은 시장에서 필요한 자금이 원활하게 조달될 수 있도록 펀드 출자를 통해 모험자본을 공급하고, 이때 은행이 적극 출자할 수 있도록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이 펀드별로 20% 출자해 위험 경감 역할을 수행할 방침이다.

    이 같은 금융정책에도 신재생 관련주는 약세를 띠고 있다. 태양광 대장주인 한화솔루션과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16일 기준 전 거래일 대비 각각 0.81%, 3.31% 떨어졌다. 이날은 1% 미만 대에서 횡보 중이다. 두산에너빌리티 역시 전 거래일 기준 3.44% 하락했다. 같은 날 신재생에너지 섹터인 씨에스윈드과 SGC에너지도 각각 3.44%, 1.53% 떨어졌다.

    금융위의 이번 미래에너지 펀드 조성은 이미 예고된 정책이었다. 지난달 금융위는 2030년까지 △기업들의 저탄소 공정 전환 위한 420조 원 지원 △기후기술 선점을 위한 3조 원 규모의 기후기술펀드 신설 등 기후기술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한화솔루션을 비롯한 OCI홀딩스·HD현대에너지솔루션 등 신재생 관련주가는 하루 반짝 반등한 뒤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처럼 주가 반등이 쉽지 않은데는 고환율·고유가·고금리 등 이른바 '삼중고'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태양광·풍력 등의 경우 설비에 필요한 원자재 등을 더 비싼 가격에 수입해야 하는데, 이로 인한 제조 원가는 물론 이자 비용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실적 전망까지 흐린 상황에 증권가에서도 목표 주가를 일제히 낮추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한투자증권은 한화솔루션의 목표주가를 기존 5만 원에서 3만6000원으로 낮췄다. 하나증권도 3만4000원에서 3만1000원으로 조정했다. 미래에셋증권은 OCI홀딩스의 목표가를 16만5000원에서 14만3000원으로 내렸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재생에너지 부문뿐 아니라 케미칼 부문도 부진이 예상된다"며 "관련업계 내 중국의 증설과 수요 위축으로 당분간 반등이 어려울 전망이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제도 개선을 통해 금융산업 리스크 대응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이효섭 자본시장 연구위원은 "외환시장을 비롯한 주식·채권·단기 자금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기업들이 자금 운용과 조달 과정에서 손실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4·10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야당이 신재생 정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점은 일부 호재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정책공약집에서 △RE100 활성화 △재생에너지를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공제 대상에 추가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오는 2030년까지 40%까지 확대 등을 약속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문재인 정부 당시 추진하던 탄소 감축 드라이브를 재차 공약했다"며 "탄소중립산업법(한국형 IRA) 제정 시 전기차·재생에너지·그린수소 등에 대한 지원이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