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LG이노텍, 참전 선언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주목2028년 시장규모 11조 확대"수율에서 판가름"
  • ▲ 반도체.ⓒ연합뉴스
    ▲ 반도체.ⓒ연합뉴스
    글로벌 AI(인공지능) 반도체 생태계가 빠르게 확장되면서 '유리기판'이 화두가 되고 있다. 

    고성능 기판에 대한 수요 증가가 예상되고 있는 만큼 삼성전기, LG이노텍 등 전자 부품업체들은 시장 진입을 위해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29일 관련업게에 따르면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유리기판 시장 참전을 잇따라 선언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 1월 세계가전박람회 CES 2024에서 유리기판 실물을 공개하며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삼성전기는 시제품을 2025년 선보이고 2026년과 2027년 중 양산한다는 목표다.

    장 사장은 지난 11일 오후 서울대에서 취재진과 만나 "내년께 유리기판 시제품을 낼 것”이라며 "유리기판은 이제 시작 단계로 오는 2026~2027년에는 고객에 따라 양산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도 지난 3월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고객사들의 유리 기판 관심을 강조하며 LG이노텍 역시 이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전자 부품업체들이 유리기판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사업 진출에 나선 이유는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주목받고 있어서다.

    기존의 PCB(인쇄회로기판)은 표면이 거칠기 때문에 미세회로 형성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또한 칩과 MLCC 등이 많이 배치될수록 휘어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유리기판은 유리 코어층을 채용해 기존 플라스틱 기판 보다 더 딱딱하다. 때문에 더 세밀한 회로 구성이 가능하고 열과 휘어짐에도 강한 것이 장점이다. 

    또 얇게 만들 수 있어 전기신호 손실과 신호 전달 속도, 전력 소비도 우수하다. 이에 기판 면적을 넓히고 고성능 칩을 결합하는데 유리하다. 더 많은 칩을 얹기에도 용이해 반도체 패키징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단점도 있다. 유리기판은 소재 특성상 외부 충격이나 압력에 취약하다. 이에 수율(제조품 중 양품 비율)을 개선하는 게 쉽지 않고, 유리 기판 적용 시 반도체 기업 입장에선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 유리기판이 그동안 시장에서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한 이유다. 

    결국 전자부품 업체 중 누가 먼저 수율을 잡느냐에 따라 유리 기판 패권이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2026년 이후 반도체에 유리기판이 본격적으로 채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지난해 5월 유리 기판 사업 진출을 선언한 인텔은 유리기판에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투자해 오는 2030년까지 상용화를 목표로 세웠다. AMD는 반도체 기판 제조사들과 유리기판 성능 평가를 진행하는 등 공급사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시장 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의하면 글로벌 유리기판 시장의 규모가 2023년 71억달러(약 9조8000억원)에서 오는 2028년 84억달러(약 11조600억원)로 연평균 3.59% 성장이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