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윤주영 CJ제일제당 Frozen Food 만두·면팀장 인터뷰차별화된 만두 제품 구현 위해 원물 사용 만두 카테고리 개척베트남법인과 대대적 협업… 원물 만두 개발 이어갈 것
  • ▲ 윤주영 CJ제일제당 Frozen Food 만두·면팀장이 '비비고 통새우 만두'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서성진 기자
    ▲ 윤주영 CJ제일제당 Frozen Food 만두·면팀장이 '비비고 통새우 만두'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서성진 기자
    "비비고 통새우 만두는 그야말로 '기술의 끝판왕'이라고 할 정도로 개발·생산 과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기획부터 실제 출시까지 5년 정도가 소요됐는데, 공들인 만큼 '대박' 상품으로 금세 자리를 잡았죠." 

    17일 중구 동호로 CJ제일제당센터에서 만난 윤주영 CJ제일제당 Frozen Food 만두·면팀장은 "만두의 경우 국내 가공식품 시장에서 가장 침투율이 높을 정도로 소비자에게 익숙한 먹거리"라며 "더욱 진화한 형태의 만두를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에 원물을 사용한 만두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이 비비고 통새우 만두(이하 통새우 만두)를 출시한 시기는 지난해 12월이다. 통새우 만두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새우 만두와 달리 새우 원물을 꼬리까지 통째로 넣었다는 점이다. 

    얇은 피로 새우를 말아 차별화된 외관을 구현했으며, 냉동 상태의 새우가 조리 과정을 거쳐도 고유의 탄력과 식감 등이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

    처음 통새우 만두 개발이 거론된 시기는 2018년경.

    그는 "시장에 가면 고기만두, 김치만두와 함께 통으로 들어간 새우 만두가 있었다"며 "다른 만두 제품은 다 가공식품 구현이 가능했지만 꼬리째 들어간 새우 만두는 제품화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 ▲ 윤주영 CJ제일제당 Frozen Food 만두·면팀장이 통새우 만두 개발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서성진 기자
    ▲ 윤주영 CJ제일제당 Frozen Food 만두·면팀장이 통새우 만두 개발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서성진 기자
    윤 팀장에 따르면 냉동만두를 만드는 과정은 매우 기술집약적이다. 만두소를 넣거나 버무리는 과정 등이 거의 자동화돼있는데, 통새우 만두의 경우 새우 한 마리를 통째로 넣고 다른 소를 얹은 다음 양옆이 뚫린 형태로 피를 말아내야 하기 때문에, 냉동 전 내용물이 새어나오는 등 완성도가 떨어질 확률이 높다. 

    원가 부담도 컸다. 새우라는 원재료 자체가 비싼 데다 자동화도 되지 않아 인력문제 등으로 수 년간 상품화가 어려웠던 것. 

    CJ제일제당은 통새우 만두 제품화를 위해 베트남법인과 대대적 협업에 나섰다. 베트남의 경우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데다 해산물이 풍부해 새우 수급이 원활하고 단가를 맞추는 것도 수월했다. 

    만두피와 소의 경우 자동화설비로 생산해내고, 새우의 경우 수작업을 통해 말아 냉동과정을 거친다.

    윤 팀장은 "현재 100% 자동화 설비를 통한 양산을 목표로 내부 시험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새우 만두의 또다른 특징은 '식물성 만두소'다. 베트남에서 한국으로의 육류 수출이 금지돼있어, 일반 만두처럼 고기 만두소를 사용하기 어려웠다는 것이 윤 팀장 설명이다. 

    CJ제일제당은 2021년 말 론칭한 식물성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에 활용한 기술을 통새우 만두소에 응용했다. 식물성 원료를 기반으로 하지만, 거의 고기에 가까운 맛을 내는 것이 강점이다. 

    식물성 만두소를 활용했기에, 국가간 제약 없이 제품 수출도 가능해졌다. 실제 CJ제일제당은 베트남 현지에서도 별도 패키지를 적용해 통새우 만두를 판매 중이다. 
  • ▲ 통새우 만두는 9월 기준 누적 판매량이 500만개를 넘어서며 히트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CJ제일제당
    ▲ 통새우 만두는 9월 기준 누적 판매량이 500만개를 넘어서며 히트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CJ제일제당
    탱탱한 새우 특유의 식감을 유지하게 염지하는 기술과 함께 '프리믹스(여러 재료를 섞어 만든 가루)'도 별도로 개발했다. 구워 먹거나 쪄먹을 때 모두 식감과 맛을 최상으로 구현하기 위함이다. 

    통새우 만두는 한 봉지(5개입)당 가격이 6980원으로 일반 냉동만두 대비 비싼 편이다. 왕교자 만두 가격의 두 배 수준이다.

    윤 팀장은 "출시를 앞두고 영업팀에서 반대할 정도로 가격 부담이 있었지만, 출시 직후부터 판매량이 급속도로 늘며 3개월 만에 100만봉이 팔렸다"고 전했다.

    통새우 만두는 9월 기준 누적 판매량이 500만개를 넘어섰다. 매출(소비자가 기준)로 환산 시 300억원 이상으로, 이는 ‘비비고 왕교자’ 출시 후 첫 일 년 매출에 해당된다. 

    현재 CJ제일제당은 교자만두, 수제형 만두, 왕만두, 물만두, 군만두, 원물형 만두 등 크게 6종 카테고리 제품을 판매 중인데, 이중 원물형 만두에 속하는 통새우 만두는 왕교자 다음으로 많이 팔리는 히트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CJ제일제당의 냉동만두 매출은 통새우 만두 출시 이후인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전년 대비 15% 이상 늘어났다. 
  • ▲ 통새우 만두 모형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는 윤주영 CJ제일제당 Frozen Food 만두·면팀장ⓒ서성진 기자
    ▲ 통새우 만두 모형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는 윤주영 CJ제일제당 Frozen Food 만두·면팀장ⓒ서성진 기자
    일반적으로 만두 제품은 유자녀 가구에서 인기가 높은 편인데, 통새우 만두의 경우 2030세대 소비자들에게 특히 인기가 좋다는 것이 CJ제일제당 설명이다. 

    윤 팀장은 "유튜브 '짠한형' 등 젊은 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PPL 등을 전개했고, 젊은 세대가 주로 찾는 'B마트', '컬리' 등 온라인 플랫폼 판매 비중을 높힌 점이 소비층 확대에 주효했다"고 했다. 

    CJ제일제당은 통새우 만두를 시작으로, 원물 중심 만두를 지속 개발해나갈 예정이다. 

    윤 팀장은 "외식을 대체할 수 있는 식사나 안주 등 '스내킹(Snaking, 간식을 먹듯 간편한 식음료로 빠르게 식사를 해결하는 형태)' 제품을 확장하는 방향을 택했고, 원물을 사용하면 더욱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르면 연말 즈음 원물형 만두 신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왕교자와 통새우 만두의 뒤를 이을 수 있는 또 다른 카테고리의 히트 상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