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점마다 연말까지 최대 수백억 감축 할당… KPI 20점 가점 신규 대출 '그림의 떡', 11~12월 대출 만기 연장도 고금리에 이탈은행 전반 대출 셧다운에 우량 기업고객 등 실수요자 피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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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은행이 이달 들어 연말까지 모든 대출을 사실상 전면 중단키로 하면서 실수요자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례적으로 직원 성과평가에 대출 감축 가점까지 부여해, 직원들은 우량고객 이탈과 영업관리 어려움을 호소하는 등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달부터 12월 말까지 대출을 줄일 경우 직원 KPI(핵심성과지표)에 최대 20점을 부여한다. 은행들이 통상 대출을 늘릴 경우 KPI에 가점을 주는 것과 정반대의 조치로 매우 이례적이란 평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영업점마다 할당된 대출감축 목표는 다르지만 연말까지 수십억에서 많게는 수백억까지 대출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금리 우대 혜택을 모두 없애는 방식으로 대출을 줄이고 있다. 연말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에 대해 기존에 제공했던 우대금리 혜택을 없애, 높아진 금리에 불만을 품은 고객들이 이탈하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신규대출 확대는 커녕 대규모 기업대출 거래를 해오던 우량 고객들이 이탈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우리은행 직원들은 고객관리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한 직원은 “금리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우량고객마저 이탈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 경우 대출만 줄어드는 게 아니라 해당 기업 임직원들의 퇴직연금과 예금, 수‧출입 외환 등 부수 거래도 잃을 수밖에 없어 향후 은행에 미칠 타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내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조 행장은 지난달 31일 직원들에게 "현 상황을 사전에 예측하고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면서 "최근 대내외 경영환경의 급변으로 인해 전략 방향을 일부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 확대로 자본비율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고,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 계획에 따른 시장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연말까지 은행의 자본 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RWA(위험가중자산)를 줄여야 하고 이를 위해 대출을 축소해야 한다는 의미다. 

    조 행장의 이 같은 호소에도 영업 현장의 혼란은 거세지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뿐만 아니라 은행권이 전반적으로 대출 심사를 깐깐하게 집행하면서 일시적 자금난만 견디면 되는 유망한 기업들까지 피해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혼란스런 은행의 방침으로 인해 영업점 직원들은 대출고객 관리에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혼선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