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만원선 터치…유안타·하나증권 등 ELS 손실 리스크↑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 불확실성 지속…반도체 업황 부진 우려증권가, 목표 주가 줄하향…“HBM 매출화 낙관적 전망 지배적”삼전 10조 자사주 매입 소식에 향후 반등 기대감 키우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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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가 최근 4만원대로 주저앉으면서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 한 일부 ELS 상품이 낙인(knock-in) 구간을 터치하면서 원금손실 리스크가 커진 데다 증권가에서도 목표 주가를 잇달아 낮추고 있어서다.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NAVER 등 코스피 대형주의 ELS 낙인 공포가 커지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의 극적 반등에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장(4만9900원)보다 7.21% 오른 5만3500원으로 마감하며 5만원선을 다시 회복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4371만주, 2조301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삼성전자는 낙폭 과대 인식 속 반발매수세 유입으로 급등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로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산재해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10~20% 보편적 기본 관세, 법인·소득세율 감세 등을 내세웠는데, 이가 현실화할 경우 수출 의존도가 특히 높은 반도체 기업에 타격이 될 전망이다.

    또한 트럼프 당선인은 반도체법(칩스법)의 수정·폐기도 주장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2022년 제정한 칩스법은 미국 내 생산라인을 지으면 보조금을 지원하고 25% 세액을 감면해 주는 제도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고성능 반도체의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한 미국 중심의 정책 구현과 중국 견제 움직임이 심화하며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비중이 크게 줄고 엔비디아의 대중국 매출 비중 또한 매년 하락하고 있다”며 “국내 최대 반도체 수출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은 중국의 경기 부진, 미·중 갈등 등의 영향으로 하락했는데, 향후 첨단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미·중 견제 심화로 국내 반도체 전후방 산업에 걸쳐 일부 시장 기회 축소 및 불확실성 확대가 우려된다”고 했다.

    이어 “기존 반도체 지원법을 바탕으로 미국 내 생산 시설에 대한 투자 결정을 내린 국내외 주요 반도체 기업은 강도 높은 자국 중심의 정책 변화로 인해 투자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규제와 정책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추가적인 리스크에 직면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가 4만원대로 하락하자 종목 ELS의 손실 우려도 확산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 정보 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 출시된 ELS는 207개로 총발행 규모는 3099억1103만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 주가가 고점이던 7~8월 출시된 36개 상품 중 3개월 만기 상품으로 지난달 상환한 DB금융투자의 ‘DB 해피플러스 ELS 제2274회’를 제외하면 발행된 규모는 487억5309만원이다.

    이미 지난 7월 발행된 삼성전자 ELS 23개 중 유안타증권이 출시한 2개 상품은 하한 배리어 60%을 넘어서며 낙인을 터치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추가 하락해 4만원대로 떨어진다면 50% 배리어의 ELS도 낙인에 진입할 수 있다. 지난해 3월 발행해 내년 3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하나증권의 ELS도 주가가 7만4100원으로 반등하지 못하면 원금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3일 연저점을 경신한 코스피200은 14일 추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보였는데, 단기에 가파른 하락으로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한 일부 ELS 상품에서 낙인 배리어를 터치한 상품이 나오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부진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한 ELS도 원금 손실 구간에 돌입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개인의 노출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투심이 더욱 얼어붙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잇달아 낮춰잡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기존 9만원에서 7만5000원으로 하향하며 “삼성전자의 주가가 연이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며 지난 7월 11일 이후 42% 급락했는데, 이 기간 불거진 우려는 엔비디아의 블랙웰(Blackwell) 지연으로 인해 삼성전자 ‘HBM3e 12hi’의 공급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과 CXMT(창신메모리)의 증설로 인한 삼성전자의 ‘LPDDR4 시장 점유율 하락’이 예상보다 가파를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즉, ‘좀처럼 좁혀지지 못하고 있는 HBM 기술 격차’와 ‘중국으로부터 추격당하고 있는 범용 디램(DRAM) 제품’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의구심에서 비롯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기존 11만원에서 8만4000원으로 목표 주가를 하향하며 “삼성전자 HBM의 매출화 시기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지배적이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려우며 이에 대한 예측 실패를 인정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최근 주가가 월초 대비 14% 이상 하락한 것은 신규 진입자에 대한 우려와 수요 전망에 대한 하향 조정이 과격하게 반영된 측면이 강하다고 판단하며 66%의 주가 상승 여력이 추산됨에 따라 현시점에서는 ‘매수’ 관점 접근이 타당하다”며 “SOTP(적정주가계산모델)를 통해 도출된 목표가를 25F P/E 및 P/B로 환산할 경우 각각 10.0배, 0.9배로 역사적 밴드 저점에 도달했을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의 과거 성장·수익성과 비교해도 과도한 하락”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발표 역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저가 매수세 유입에 반등한 지난 15일(금),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까지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날 심성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앞으로 1년간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분할 매입한다고 밝혔다. 이 중 3조원을 3개월 이내에 매입해 전량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자사주 매입·소각은 주식 1주의 가치를 높이고, 경영진의 주가 방어 의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가 상승을 불러오는 재료로 향후 주가 상승 가능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네이버(NAVER) 역시 지난 2021년 고점 대비 현재 주가가 폭락해 ELS 원금손실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지난 2021년 11월 네이버의 평균 주가는 40만3932원에 달했지만, 이달 15일 기준 19만원에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 3년간 52.96% 하락한 셈이다.

    지난 2021년 발행된 네이버 ELS는 126개로 총발행 규모는 2448억5889만원이다. 올해 말까지 네이버를 기초자산으로 둔 ELS 중 만기가 도래하는 상품은 18개로 총 216억3850만원 규모다. 해당 ELS의 최초 기준 가격 대비 주가가 반토막이 난 만큼 만기가 도래하기 전까지 주가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원금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네이버가 최근 AI(인공지능) 서비스 확대에 대한 기대감으로 5거래일 연속 강세를 보이는 등 상승 추세에 올라탄 만큼 낙인 배리어인 50% 이상에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증권가에서 바라보는 네이버의 중장기적인 모멘텀은 일단 긍정적이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네이버가 제시한 AI 서비스 확대, 광고 플랫폼 고도화, 도착보장 서비스 리브랜딩 등의 비전들이 구체화할 것”이라며 “목표한 바대로 실제 서비스에 잘 구현된다면 지난 1~2년 동안 동사의 주가를 짓눌렀던 매출액 성장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며 핵심 사업 성장이 재개되며 수익성은 빠르게 개선돼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