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직후 당국 경고에 1460원대까지 밀려"원화 과도한 약세 바람직 않아, 정부 능력 곧 보게 될 것"고환율 압박은 여전… 달러 강세·수급 부담 지속시장, 실개입 여부와 향후 추가 정책 실행 시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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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이 원화 약세에 대한 강력한 구두 개입에 나서면서 원·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1460원대까지 밀리며 20원 가까이 급락했다. 최근 환율이 1480원대에서 연속 마감하며 고환율 국면에 진입했다는 우려가 커진 가운데, 당국이 흐름이 시장에 명확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하락을 단기적 심리 안정 효과로 보는 시각도 있어 고환율 흐름에 실제 제동이 걸릴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함께 나온다.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3원 오른 1484.9원에 개장했다. 그러나 개장 직후 외환당국의 공동 메시지가 전해지자 환율은 빠르게 하락세로 전환되며 한때 1464.2원까지 밀렸다. 이후 소폭 반등해 1470원대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이날 김재환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과 윤경수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공동 메시지를 통해 "원화의 과도한 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2주에 걸쳐 일련의 회의를 개최하고, 각 부처 및 기관별로 담당조치를 발표한 것은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종합적인 정책 실행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상황을 정비한 과정이었음을 곧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시장에서는 이를 단순한 언급을 넘어 추가 대응 가능성까지 열어둔 경고성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있다.이번 구두개입은 최근 환율 흐림이 임계 구간에 진입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은 이틀 연속 1480원대에 마감하며 지난 4월 기록한 연고점에 바짝 다가섰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약 16년 만이다.다만 당국의 강한 의지 표명에도 불구하고 환율 상승 압력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당국의 메시지가 단기적으로는 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성공했지만, 환율 상승을 이끌어온 근본 요인을 해소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환율 상승이 글로벌 달러 강세 기조, 엔화 약세에 따른 아시아 통화 전반의 압력, 연말을 앞둔 수입업체 결제 수요 확대 등 구조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그동안 정부와 당국이 고환율 대응책을 잇달아 내놓았지만, 환율은 정책 발표 직후 잠시 하락했다가 다시 반등하는 흐름을 반복해왔다. 국민연금과 한국은행 간 외환 스와프 계약 1년 연장, 외화건전성 제도 탄력 조정, 한시적 외화지준 부리 등 대책이 발표될 때마다 단기 반응은 있었지만, 환율 방향성 자체를 바꾸는 데에는 한계를 보였다는 지적이다.이 때문에 시장의 관심은 당국이 언급한 '강력한 의지'가 무엇으로 구현될지, 그리고 그 실행력이 언제 실제로 반영될지에 쏠리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실질적인 달러 매도 개입, 외환 유동성 공급 확대, 외환 건전성 규제의 추가 조정 등 보다 구체적인 수단이 동반돼야 정책 신뢰가 형성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외환시장 관계자는 “구두 개입이나 유동성 보완 조치만으로 환율의 방향성을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글로벌 달러 흐름과 수급 여건이 바뀌지 않는 상황 가운데 보다 구체적인 실행 수단이 언제 투입되는지가 환율의 다음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