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한 달 만에 14조 매도에서 1조 매수 전환SK하이닉스·삼성전자에 다시 쏠리는 외국인 시선고환율에 웃는 자동차주, 환율 레버리지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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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눈앞에 두면서 고환율 수혜주로 투자자들 수급이 몰리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의 시선이 달러 매출 비중이 큰 반도체와 자동차로 향하고 있다.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1480원대에서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 전망 범위 상단인 1500원을 가시권에 두면서 시장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환율이 고점권에서 움직이자 주식시장에서는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주가 반응이 빠르게 나타나는 모습이다. 반도체와 자동차는 대표적인 고환율 수혜 업종으로 다시 부각됐다.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수로 돌아서며 지수 반등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달 14조4256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순매도를 기록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흐름이다. 이달 1일부터 23일까지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1조5156억원에 달했다. 하루에 1조원 넘는 자금이 유입되는 날도 나왔다. 전날 1조1017억원을 사들인 데 이어 이날도 1조원 가까이 순매수를 기록했다.자금이 향한 곳은 분명했다. 이달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SK하이닉스(9086억원), 삼성전자(6060억원), 삼성전자우(4616억원)가 이름을 올렸다. 자동차 업종에서는 현대차(3060억원), 기아(2105억원)가 집중 매수 대상이 됐다. 고환율 국면에서 달러 수취 비중이 높은 수출 기업들로 외국인 자금이 선별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기관투자자들의 행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같은기간 기관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삼성전자(1조3580억원), SK하이닉스(1조791억원), 현대차(3346억원) 등이 포함됐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같은 종목을 담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시장 전반의 방향성도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특히 반도체 업종은 한동안 이어졌던 관망 국면에서 벗어나 다시 매수세가 유입되는 분위기다. 미국 증시에서 인공지능(AI) 관련 과열 우려가 다소 완화되고 주요 기술주가 반등한 점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고환율 환경에서는 달러 매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가 더욱 부각된다.자동차 업종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 관세 이슈로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흐름에서 벗어나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며 연말 투자 대안으로 부상했다. 자동차 산업은 수출 비중이 높고 거래대금을 달러로 결제하는 구조여서 고환율 국면에서 전통적인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현대차와 기아의 해외 판매 비중은 각각 80%를 웃돈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 벌어들인 달러 매출을 원화로 환산할 경우 환율 상승 효과가 실적에 직접 반영된다. 완성차 업체는 고정비 비중이 높은 산업 구조상 환율 상승이 매출 증가를 넘어 영업이익률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수출 물량이 많은 만큼 환율 변동에 따른 이익 레버리지도 크다는 평가다.증권가에서는 고환율 환경과 맞물린 외국인·기관 자금 유입이 당분간 지수 하단을 지지하고 연말까지 상승 흐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이 던지는 신호를 가장 먼저 읽는 자금이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