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는 서민주거 안정을 위해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내 보금자리주택을 조기 공급하는 방식으로 2012년까지 수도권의 중소형 아파트 공급을 늘리기로 했다.
    또 땅값이 싼 그린벨트 보금자리주택은 주변 시세의 50~70%선에 공급하기로 하고, 시세차익 환수를 위해 5년 거주기간을 의무화하고 전매제한도 강화한다.
    무주택 서민의 청약기회를 넓히기 위해 보금자리주택에는 근로자 생애최초 주택청약제도도 도입된다.
    그러나 이번 대책은 기존 물량을 조정하는 방식이며 당초 계획된 보금자리주택 150만가구의 물량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어서 '획기적인 서민주거 대책'으로 보기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 보금자리주택 조기 공급 = 정부는 그린벨트를 풀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해 공급하는 공공주택 32만가구를 당초 2018년에서 6년 앞당겨 이명박 대통령 임기내인 2012년까지 전부 공급하기로 했다.
    그린벨트내 보금자리주택은 당초 2012년까지 12만가구를 연 3만가구씩 공급될 예정이었으나 앞으로는 2012년까지 총 32만가구가 연 8만가구씩 분양되는 셈이다.
    이렇게 늘어난 물량은 앞으로 1년에 2회씩 사전예약 방식으로 공급된다.
    정부는 또 올 하반기에 수도권 보금자리주택 5~6곳도 추가 지정하기로 했다. 부동산 업계는 과천, 남양주, 구리 등지에서 추가 지정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그린벨트 보금자리주택지구의 경우 종전에 해제 물량으로 계획된 78.8㎢ 내에서 지정되는 것이며 추가로 그린벨트 물량을 해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해제되는 그린벨트도 훼손된 곳과 보전가치 적은 곳만 푸는 것이어서 정부의 녹색성장 방침을 해치는 것은 아니라"라고 설명했다.
    공공택지인 위례신도시에서는 공공주택 4만3천가구중 2만2천가구를 보금자리주택으로 공급하기로 하고 내년 4월중 2천~4천가구를 시범물량으로 선정해 사전예약 방식으로 분양할 계획이다. 다만 위례신도시가 보금자리주택지구로 별도로 지정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또 신도시 등 공공택지에서 연 5만가구, 도심내 재개발.재건축 사업 등을 통해 연 2만가구 등 총 28만가구의 보금자리주택도 차질없이 공급하기로 했다.
    이 경우 수도권에서 2012년까지 공급되는 보금자리주택 수는 당초 40만가구에서 60만가구로 늘어나게 된다.
    ◇ 강남 세곡 등 '반값아파트' 거주의무기간 신설 = 정부는 그린벨트를 풀어 공급하는 보금자리주택은 앞으로 시세의 50~70%선에서 공급하기로 했다.
    오는 10월 사전예약을 받는 보금자리주택 시범단지의 경우 서울 강남 세곡, 서초 우면지구 등 강남권 아파트는 시세의 50%선인 3.3㎡당 1천150만원으로 사실상 '반값 아파트'로 분양한다.
    또 수도권 하남 미사는 3.3㎡당 950만원, 고양 원흥 850만원으로 시세의 70% 안팎에서 분양할 계획이다.
    대신 그린벨트내 보금자리주택은 싸게 공급되는 만큼 투지방지를 위해 당첨자는 5년 동안 의무적으로 살도록 거주의무기간을 부여했다.
    또 전매제한 기간을 종전 5년(수도권 과밀억제권역 기준)에서 7년으로 강화하되, 시세차익이 30% 이상 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10년 동안 전매를 금지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 경우 10월에 공급되는 시범지구 가운데 시세차익이 30% 미만으로 예상되는 하남 미사와 고양 원흥은 전매제한 기간이 7년, 시세차익이 30% 이상 날 것으로 예상되는 강남 세곡, 서초 우면지구는 10년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전매기간내에 지방 근무나 해외이주, 질병치료 등의 목적으로 전매제한 기간 내에 매매가 허용되는 경우에는 주공 등 공공기관이 우선 매수하되, 시세가 아닌 분양가에 정기예금 금리만 더한 값에 매수해 시세차익이 계약자에게 돌아가지 못하게 했다.
    당초 채권입찰제 시행도 검토했으나 저렴한 주택을 공급한다는 취지와 맞지 않고 채권매입 부담이 있어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는 지방에서도 기 지정된 국민임대 단지를 보금자리주택 지구로 전환해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하기로 했다. 다만 신규로 지구를 지정해 개발하는 곳은 해당 지역의 미분양 추이를 봐가며 결정하기로 했다.
    ◇ 근로자 생애최초 주택청약제도 신설 = 정부는 신혼부부 등 사회 초년생들의 주택 공급을 돕기 위해 종전 신혼부부 특별공급제도를 개편해 전용 85㎡ 이하 보금자리주택(공공주택) 분양물량의 20%를 생애 처음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근로자들에게 우선 공급하기로 했다.
    가입 자격은 청약저축 2년 이상 가입한 근로자와 자영업자로 5년이상 소득세를 납부하고, 기혼(이혼 등의 경우는 자녀가 있는 경우)이면서 도시근로자 평균 소득의 80% 이하인 사람, 주택구입 사실이 없는 무주택자가 대상이다. 또 장기가입자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납입금액이 600만원이 넘어야 청약할 수 있다.
    정부는 이 제도를 신설하는 대신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은 종전 전체 중소형 공급물량의 30%에서 15%로 줄이고, 일반 공급분도 40%에서 35%로 축소하기로 했다. 다자녀 장애인 등에 대한 공급분(30%)은 그대로 유지된다.
    근로자 생애최초 특별공급을 받은 사람은 경쟁이 발생해 추첨에서 떨어질 경우 일반 공급분 청약자와 함께 다시 추첨기회가 주어져 당첨확률이 높아진다.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금도 국민주택기금에서 지원된다. 보금자리주택을 분양받은 사람중 부부합산 연소득 3천만원 이하인 경우 분양가의 50% 이내에서 최대 1억원까지 5.2% 금리(20년 원리금 균등상환 조건)로 대출해준다.
    이 경우 전용 60㎡ 규모의 소형 아파트는 자기 돈 1억원에 월 상환금 67만원을 부담하면 입주가 가능해진다.
    ◇ 투기 대책 철저히 관리 = 정부는 보금자리주택 공급확대 계획 발표와 함께 투기 관리 대책도 내놓았다.
    현재 그린벨트는 투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실수요자가 아니면 거래가 어렵지만, 토지거래 허가제를 보다 엄정하게 운영하고 수시로 실태조사를 통해 이행상황을 점검해 나가기로 했다.
    또 국토부, 국세청, 지자체 등 관계기관과 합동 단속반을 운영해 위장매매와 미등기 전매 등 불법ㆍ탈법행위를 철저히 조사하고, 필요할 때는 국세청을 통해 자금출처 등을 정밀 조사할 예정이다.
    더불어 지가가 급등한 지역은 보금자리주택 후보지에서 배제하고, 후보지 발표후 지가가 급등할 경우에는 보상가 산정시점을 조기화해 보상을 노린 투기도 차단키로 했다.
    청약단계는 물론 입주 후에도 불법 통장거래와 불법전매, 실거주의무 위반 등 공급질서를 교란하는 행위도 철저히 단속하기로 했다.
    위반시에는 2년~3년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3천만원 이하의 벌금과 함께 공급계약 취소를 통해 불법행위로부터 전혀 이득을 얻지 못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