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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을 미국에 유학 보내서 학교성적이 좋았다고 미국의 좋은 직장을 얻는 것은 아닙니다.
명문대학을 나왔다고 반드시 훌륭한 사회인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자녀를 가진 부모라면 누구나 자기 자녀가 사회인이 되었을 때 자기분야에서 선두주자가 되기를 원할 것입니다. 이것은 미국에서나 한국에서나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평범한 대학을 나온 사람이 명문대를 나온 사람보다 자기 분야에서 훨씬 더 앞서가는 성공사례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명문대학이라는 프리미엄 때문에 초기에는 득이 될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은 그 사람 자체의 능력이 성공을 좌우하기 마련입니다.
한 분야에서 그가 지도자로 성장하느냐, 말단에서 방황하다가 밀려나느냐 하는 것은 그가 타고난 재능보다 그의 능력을 키워나간 교육의 결과에 달려 있습니다. 과연 한 분야의 리더, 지도자가 될수 있는 자격은 어떤 것일까요. 어떻게 자녀를 교육시켜야 그런 리더로 될수 있는 것일까요.
미국의 유명한 경제지 포브스(Forbs)가 선정한 세계 최정상 50대기업에서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다음과 같은 능력을 지도력으로 꼽았습니다. 세계 대기업들이 요구하는 능력이야말로 21세기 리더들의 요건이 아닐까 싶어서 소개합니다.
A. 팀 워크
세계적 기업들은 실력보다 더 중요한 요건으로 팀 워크를 꼽습니다. 사람들과 어울릴 줄 알고 사람들과 대화할 줄 아는 능력입니다. 개인 플레이가 아닌 팀으로서의 조화와 균형, 이것이 바로 팀을 이끌수 있는 지도력의 첫째 요소입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방과 후에는 학원으로 돌아다니다가 밤이 되어 집에 돌아와 잠자리에 드는 그런 아이가 팀 워크에 익숙할 수는 없습니다. 시험문제 하나하나로 점수경쟁에 매달리고 옆자리 친구가 자기보다 시험성적이 잘 나올때 질투와 불안에 시달리는 아이, 그렇게 자라난 사람은 아무리 명문대 졸업장을 손에 쥐었다해도 많은 사람과 어울려 조직을 이끌어가는 지도력을 발휘하기는 어렵습니다. 성적은 중간정도였지만 보이스카웃이나 걸스카웃등에서 활약하고 운동팀으로 활약하는 등 단체생활에 경험이 많은 아이가 훨씬 팀워크에 잘 적응할 것은 분명합니다.
미국 학교에서 공부도 잘하고 운동에도 열심히 참여하는 아이를 키우는 것은 미국사회의 조화는 물론 미래의 리더를 양성하는 교육목적 때문입니다. 기업만이 아니라 사회 각분야에서 조직을 리드해가는 인재를 뽑으려 할 때, 개인적인 능력보다 전체적인 리듬을 파악하고 이끄는 능력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기준이 됩니다. 부모들은 이 점을 각별히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
B. 독창적 문제해결 능력
다양한 문제에 부딪쳤을 때 지식과 경험과 새로운 아이디어로 해결해 나가는 능력, 이런 능력은 전문분야의 지식만으로는 안되고 폭 넓은 지식의 습득과 함께 폭 넓은 적응력과 융통성이 있어야 합니다. 어느 한쪽의 편견에 치우쳐있으면 창조적인 융통성을 발휘하기 힘듭니다. 모든 문제에 임하는 자세가 열려 있는 마음, 이것은 교육과 훈련을 거쳐야 갖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지 못하면 복잡하고 빠른 사회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해 나갈수 없습니다.대학에서 전공과목 외에 다양한 선택과목을 택하도록 장려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이유에서 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 해결능력은 하루 아침에 갖추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어린 시절부터 구체적으로 지능의 다양성과 복합성을 이해하고 인성과 적성에 맞는 능력을 집중적으로 개발시켜 나가야만 가능합니다. 오로지 점수향상만을 목표로 진행되는 한국의 교육으로는 개발되기 어려운 일입니다. 인간개발, 재능개발, 능력훈련등의 프로그램이 하루 빨리 한국 공교육에 도입되어야 할 것입니다.
C. 대인관계
누구나 함께 있어도 좋은 사람, 남에게 부담을 주지않는 사람, 항상 남을 편하게 해주는 사람, 매너가 좋은 사람…
한 조직의 유능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대인관계가 좋아야 합니다. 원만한 대인관계는 21세기 지구촌사회에서 복합문화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문화감각,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가능합니다.
미국 대학의 경우, 신입생을 뽑을때 중고등학교 시절의 과외활동을 중시하는 이유도 이 대인관계 때문입니다. 공동체 생활에서 남을 존중하고 다른 의견을 수용하면서 자기표현도 할 줄 아는 소통능력이 부족하다면 지도자는 커녕 조직원으로서도 적합하지 못합니다.
D. 구두 발표력
구두 발표력이란 단순히 달변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언변은 모자라도 자기 의견이나 전문분야 지식을 조리있게 논리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미국인 교사들이 가끔 지적하는 것이 한국 학생들의 '구두발표력 부족'입니다. 한국에서 갓 이민 온 학생들만이 아닙니다.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영어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는데도 그렇습니다.왜 그럴까? 국민성탓인가? 국민성까지 들먹일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학생회 회장이 될 정도로 구두발표력이 뛰어난 한국아이들도 많습니다. 학생회 회장은 성적만 좋다고 되는게 아니지요. 공부도 잘해야 함은 물론이지만 학생들에게 인기도 좋아야하고 발표력도 좋아야 선거연설에서 경쟁자들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전반적으로 구두발표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는 왜 생기는 걸까요.
한국 가정 특유의 분위기, 예컨대 복종을 미덕으로 여기는 분위기에서 자란 아이들이 구두발표력이 부족해지지 않나 싶습니다. 가정에서는 부모에게 복종, 학교에서는 선생님에게 복종, 그런 가치관 속에서 성장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구두발표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자유로운 자기표현력, 어려서부터 반복 훈련이 없으면 안되는 것입니다. 발표력 부족은 무엇보다 한국 부모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입니다.
E. 인내력
세상이 살기 좋아질 수록 부족해지는 것은 인내력입니다. 더구나 컴퓨터 세상, 인터넷 세상, 휴대폰 세상이 되면서 생활속도는 눈부시게 빨라졌습니다.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들여야 얻을 수 있던 것들이 시간 단위로 쉽게 빠르게 집안에서 리얼타임으로 획득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전부터 한국인들은 '빨리 빨리'문화로 유명하지 않습니까. 참고 기다린다는 것이 '손해보는 일'로 치부된지 오래입니다.하지만 미국학교에서는 이 '참고 기다리는 교육'을 지금도 끊임없이 하고 있습니다. 아니, 기술발달에 따른 속도문화가 사회화될수록 더더욱 강조되는 것이 인내력 훈련입니다. 인내력이 부족하면 공동사회는 무너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 인간이 적응력을 잃고 쉽게 파괴되기 때문입니다.
세상 살아가면서 항상 모든 일이 내가 원하는대로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이럴 때 쉽게 실망하고 쉽게 포기하지 않는 힘,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끊임없이 꾸준히 노력하는 자세, 이런 능력은 하루아침에 생기지는 않습니다. 아주 어려서부터 참고 기다리고 노력하고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생활태도, 무슨 일이든지 한번 시도하면 "최선을 다 한다"는 기본 자세를 가르치고 훈련시켜야 할 것입니다. 숙제도 학원도 진학도 결혼까지도 모두 부모들이 다 해준다고 하는 한국사회, 정말이지 걱정스럽습니다.
F. 감정조절 능력
인내력과 일맥상통하는 능력입니다. 그리고 인내력보다 한단계 상위능력이라고 말 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사회생활과 조직생활에서 피할 수 없는 의견충돌, 가치관 충돌, 이해관계 충돌, 문화의 충돌에 이르기까지 인간관계는 날마다 충돌의 연속입니다. 이럴 때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수 없는 사람은 쉽게 폭발하고 쉽게 좌절합니다. 자신과 다른 의견일지라도 귀를 기울이는 태도, 몹시 불쾌하더라도 자신의 감정을 억제할 수 있는 자기 조절능력, 이것 역시 훈련으로 세련되지 않으면 안되는 지도자의 중요한 능력 중 하나입니다.미국의 최정상 기업들이 요구하는 인간이란 이처럼 학교성적 우등생이 아닙니다. 하나하나 따지고 보면 지극히 상식적인 요건들로 보여집니다. 하지만 이 상식적인 요건들을 갖추기에도 지극히 어려운 것 또한 사실입니다. 한국의 교육현실, 어떻게 하면 상식적인 교육으로 바꿀 수 있을런지요.
김유미 작가의 홈페이지 www.kimyum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