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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보다 작은 하나의 '칩(chip)' 위에서 독성이 강한 화학물질을 만들고 실험·분석까지 할 수 있는 초소형 '랩온어칩(Lab on a Chip)'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충남대 김동표 교수가 다이아조메탄(Diazomethane)과 같은 유독성 기체화합물을 대상으로 생산·정제·분리·반응 등 모든 화학공정을 연속 수행할 수 있는 가로·세로 각 5㎝, 두께 0.5㎝의 초소형·고집적 랩온어칩을 제작했다고 16일 밝혔다.
랩온어칩은 평면기판 위에 액체나 기체가 흐를 수 있는 미세 채널(작은 도랑) 등을 만들어 다양한 화학 및 생물 반응을 살펴보는 장치로, 말 그대로 '칩 위의 실험실'이다.특히 화학공정 랩온어칩의 경우 머리카락 굵기보다 가는 채널과 좁쌀보다 작은 저장소 등으로 구성되며, 화학 반응에 필요한 시료의 양이 워낙 적어 폭발이나 독성 등의 위험 없이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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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개발된 칩의 경우 원료의약품 생산에 매우 유용하지만 독성과 폭발성이 큰 다이아조메탄을 칩 위에서 바로 생산하고 활용할 수 있다.
칩은 2층 구조로, 1층에서 두 가지 종류 물질의 결합으로 다이아조메탄과 부산물이 생성되면, 도랑 천장의 분리막을 통해 다이아조메탄만 정제돼 2층으로 올라간다. 2층에서는 다른 물질과 다이아조메탄의 반응 실험, 결과 분석 등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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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이 칩 300여개를 병렬 연결하면, 노트북 크기의 휴대용 '화학 공장'에서 연간 1.2t에 이르는 화합물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김동표 교수는 "위험한 물질이라도 손쉽게 다룰 수 있는 초소형, 고집적형 화학공정칩을 활용하면, 친환경적 방법으로 새로운 화학물질을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화학분야에서 권위있는 학술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te Chemie)' 5월 25일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