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3사 ‘무제한 폐지’ 가능성 열어“더 이상 감당 안돼”⋯ ‘시기’가 관건
  • 이동통신사들이 '무제한 요금제' 폐지에 무게를 싣고 있다.

    최근 이통사들은 "무제한 요금제 폐지는 없다"던 당초 입장을 달리하는 분위기다. 이들 중 누가 총대를 메고 '폐지'를 선언할지가 관건이다.

    15일 통신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통사들이 '무제한 요금제 폐지'에 의견을 모았다. 이는 트래픽 과부하 문제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

    이 같은 주장은 지난 14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이통 3사 대표들이 만난 자리에서 제기됐다. 이통 3사 모두 무제한 요금제로 인해 발생하는 고충을 털어놨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이통사들 “망 공급 늘려도 소용없어⋯ 폐지 수순 밟아야”

    최근 이통사들이 망 과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망공급을 늘리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과부하 문제는 쉽사리 해결되지 않고 있다. 아무리 트래픽 수용규모를 2배 이상으로 늘려도 순식간에 꽉 차게 된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 ▲ 이통사들은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증가하면서 데이터요금제 폐지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용헌기자
    ▲ 이통사들은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증가하면서 데이터요금제 폐지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용헌기자

    최근 국내 무선 데이터 트래픽은 2009년 대비 20배 이상 폭증했다. 그 중에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가 유발한 트래픽이 85%에 달한다.

    이통사들도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데이터를 많이 쓰는 이용자는 그만큼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며 폐지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통 3사들, ‘폐지 선언’ 놓고 눈치 작전 중

    문제는 이용자들의 반발이다. 현재 스마트폰 이용자들 중 상당수가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한 상태. 이들에게 대체할만한 서비스를 제시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통사들은 무제한 요금제를 당장 폐지하기도, 유지하기도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이제는 누가먼저 폐지를 선언할지가 관건. KT와 LG 유플러스는 가장 먼저 무제한 요금제를 실시한 SKT가 폐지 선언을 하길 내심 바라는 분위기다. 하지만 SKT 역시 이용자들의 반발을 고려해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다.

    앞서 해외 이통사들도 지난달 말 무제한 요금제를 폐지했다.

    미국 통신사 버리이즌(Verizon)을 비롯한 이통사들이 데이터 정액요금제 폐지를 선언한 것. 해외 사례들이 국내 시장의 요금제 폐지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