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짧은 시간에 급성장하며 애플과 양강구도를 이룬 것과 달리 태블릿 시장에서는 애플 아이패드의 독주 체제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탭10.1에 이어 연내 아마존, 델 등도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출시할 계획이지만 클라우드 기반의 콘텐츠 경쟁력 없이는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안드로이드 태블릿, 아이패드 절반값? = 28일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리트레보(RETREVO)가 지난 6월 미국의 소비자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의 79%가 아이패드와 같은 사양의 안드로이드 태블릿의 가격이 250달러 이하라면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현재 아이패드2의 가격은 499달러다. 결국 상당수의 소비자가 안드로이드 태블릿의 적정 가격을 아이패드2의 절반보다도 낮게 평가하고 있다는 뜻이다.

    하드웨어 사양은 같다고 가정했기 때문에 결국 소비자들이 주목한 차이점은 운영체제의 특징을 포함한 태블릿용 콘텐츠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강정수 연세대 박사는 "안드로이드와 애플 태블릿의 결정적인 차이는 애플리케이션"이라며 "아이패드를 산다는 것은 뉴욕타임스, 훌루 등 수많은 연관 콘텐츠를 함께 소비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처음 선보인 아이패드는 최근 앱 생태계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시장에서 더욱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42만개가 넘는 애플 앱스토어의 애플리케이션 중 아이패드용 앱만 10만개에 달한다. 아이패드2는 지난 2분기에만 무려 925만대가 팔려나가 애플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애플이 지난 6월 WWDC(세계개발자회의)를 통해 공개한 아이클라우드가 본격 가동하면 아이패드의 가치는 더욱 상승하게 된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아이폰이나 아이팟터치, 맥을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라면 다양한 태블릿 중 자연스럽게 다양한 연계 혜택을 위해 아이패드를 선호할 것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하드웨어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소비자들에게는 단편적인 매력일 뿐"이라며 "통신기능보다 콘텐츠 소비기능에 특화된 태블릿의 경우 이 같은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은 킨들, 삼성은 갤럭시S의 연계효과 노려야" =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아이패드의 아성을 넘기 위해서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한 연계 효과를 노려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아마존과 삼성전자 등의 제조사들이 클라우드 투자에 박차를 가하는 것도 이러한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리트레보의 설문조사 결과 미국의 소비자들은 안드로이드 태블릿 제조사 중 클라우드 서비스를 준비 중인 아마존(55%)과 삼성(38%), 델(38%)의 제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마존은 수만권의 디지털 서적과 잡지 콘텐츠를 바탕으로 전자책 '킨들'을 성공시키며 클라우드 콘텐츠 경쟁력을 이미 검증받았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오는 10월께 출시될 것으로 알려진 아마존의 태블릿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킨들의 콘텐츠를 공유하며 시너지를 낼 경우 아이패드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은 바로 이 같은 이유에서다.

    아마존은 현재 e북 분야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음악·영화 클라우드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갤럭시S의 연계 효과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의 성공에 힘입어 글로벌 1위 안드로이드폰 사업자에 등극했으며 후속작 갤럭시S2의 성공으로 2위 사업자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삼성이 애플에 비해 확실한 비교우위를 지닌 스마트TV 애플리케이션 역시 클라우드를 통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분야다.

    갤럭시S나 삼성 스마트TV의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는 사용자들이 갤럭시탭에서도 같은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가동되면 비로소 삼성도 한 차원 높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삼성은 현재 스마트기기뿐만 아니라 전 가전을 아우르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강정수 연세대 박사는 "클라우드는 가두리 양식장처럼 제조사의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자기 중심 세계를 만드는 과정"이라며 "클라우드로 묶인 하드웨어에 대한 매력을 높여줌으로써 기존 소비자들의 이탈을 막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