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이용해 전자 회로→ 기판으로 '전이'
  • ▲ 지난 3월 3일 전자책 솔루션 개발업체인 ㈜내일이비즈와 석탑출판㈜는 공동연구를 통해 신개념 전자책 솔루션 '내일북' 시스템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 지난 3월 3일 전자책 솔루션 개발업체인 ㈜내일이비즈와 석탑출판㈜는 공동연구를 통해 신개념 전자책 솔루션 '내일북' 시스템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종이로 전자책을 만들 수 있게 됐다. 물을 이용해 전자회로를 기판에 전이하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이것이 가능해졌다.

    2일(한국시간)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나노와이어(단면 지름이 1나노미터<1나노는 10억분의 1m> 정도의 극미세선) 등으로 이뤄진 전자회로나 센서 등을 반도체 웨이퍼에서 떼어내 다양한 형태 또는 재질의 기판에 부착할 수 있는 전사프린팅 신기술을 개발했다. 

    '물을 이용한 전사프린팅 기술'(Water transfer printing method)은 웨이퍼 위에 만들어진 전자회로 등을 실온의 물속에서 쉽고 간편하게 다른 기판으로 옮겨 부착되게 해준다.  

    이 연구팀의 이지환 연구원(박사과정)은 "물만 이용해 각종 전자회로나 센서를 종이나 테이프, 알루미늄 호일, 유리, 고무, 플라스틱 등 실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기판에 전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뇌와 심장 등 인체 장기 표면에 부착되는 바이오 센서에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전자책 단말기 킨들의 전자회로를 종이 위에 전이하면 종이 재질로 된 전자책 단말기가 된다. 만약 태양전지를 옷에 전이하면 스마트폰 등을 별도의 충전기 없이 충전할 수 있게 된다는 게 이 연구원의 설명.

    기존의 컴퓨터나 카메라, 휴대전화 등에 이용되는 전자회로 등은 유연성이 없는 웨이퍼 위에 만들어져 있어 접거나 휘어지지 않아 다양하게 사용하는데 제약이 있었다.

    이 기술의 기본 원리는 물과 강한 친화력을 가진 얇은 금속물질을 웨이퍼와 전자회로 사이에 끼워넣는 뒤 필요할 때 물에 넣어 이들을 분리, 전이하는 것이다.

    특히 이 기술을 이용하면 실온의 물속에서 단 몇 초 만에 전이할 수 있는데다 원 실리콘 웨이퍼는 재사용이 가능해 제조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이 연구결과는 나노과학 관련 학술지인 나노레터스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스탠퍼드대 기계공학과 샤오린 정 부교수와 한인인 이지환(제1저자), 김동립(제2저자) 연구원으로 구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