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량 달성에 최선" 공식 반응일각에선 "선진국도 안하는데 왜 우리가.." 불만
  • 산업계의 '녹색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가 10일 내년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라며 세부목표치를 제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배출량이 많은 주요 업종의 대기업들은 가뜩이나 어려운 경영 여건에 환경 부담까지 안게 되자 불만이 적지않지만 어차피 가야할 길이라면 서둘러 방도를 찾아야 한다는 기류를 보이고 있다.

    대기업들은 이에 따라 겉으로는 정부에 비판적인 기조의 목소리를 높이기 보다는 다양한 대응 카드를 거론하면서 목표치 달성에 매진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포스코는 이날 정부 발표에 대해 장황한 코멘트를 내놓기 보다는 "폐열회수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등 에너지 절약 및 효율 강화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만 밝혔다.

    현대제철은 에너지 효율화로 투입 절대량을 줄이고, 벙커C유를 LNG로 바꾸며, 당진 일관제철소 부생가스(COG. 코크스오븐가스)로 기타 에너지원을 대체함으로써 배출량을 줄이기로 했다.

    삼성전자도 "기후변화 대응 리더십 확보를 위해 2009-2013년 제품사용단계 누적 탄소 간접배출량 8천400만t을 저감목표로 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지난해 온실가스를 2009년 대비 12% 감축했고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국내 9개, 해외 30개 생산현장에 온실가스 인벤토리 구축하고, 올해는 해외 협력사에까지 인벤토리 구축을 지원할 방침이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정부와 충분히 협의를 거친 감축 목표"라며 "앞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하는 데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호응했다.

    LG디스플레이는 공정 온실가스 감축설비,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절감 설비 등 온실가스 및 에너지 절감분야에 대한 투자를 계속 확대하고 사내 녹색생활 실천 및 캠페인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에쓰오일은 그동안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한 큰 그림은 있었지만 업계별, 업체별 기준이 없었다면서 구체적인 안이 나온 만큼 목표치 달성을 위한 세부 계획을 세울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LG화학은 전체 사업부문이 참여하는 '온실가스 태스크포스'를 꾸려 지속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프로젝트를 해 온 만큼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감축활동을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감축목표가 정유업계의 역량을 고려할 때 다소 과도하다"며 "선진국도 아직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해 한국만큼 하지 않고 있는데 우리가 앞장서서 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라는 의견도 곁들였다.

    제조 공정상 이산화탄소가 많이 배출되는 시멘트 업체들은 온실가스를 줄여 녹색성장에 기여해야 한다는 정부 방침에 동조하면서도 획기적으로 배출량을 줄일 만한 마땅한 방법이 없어 고민 중이다.

    시멘트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료에서 이산화탄소가 나오는 이른바 '공정배출' 산업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가 쉽지 않다"며 "당장은 감축률이 다른 업종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계속 감축 목표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모든 업체들이 온실가스 줄이기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시멘트 업체들은 석회석을 가열하는 연료로 기존 유연탄 대신 폐합성수지 등의 폐기물을 대체 연료로 사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이다.

    어차피 소각 처리해야 하는 폐기물을 석회석 가열에 활용하면 시멘트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에는 변화가 없지만 국가 전체로는 배출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동양시멘트는 국내 시멘트 업계 최초로 폐열발전소를 도입, 운영함으로써 연간 5만t 가량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대한항공은 아직 기름 외에 마땅한 대체 연료가 없는 상황에서 최대한 연료를 적게 쓰고, 연료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연료 효율성이 낮은 구형 항공기를 A380 등 최신 항공기로 교체하는 등의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