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앞다퉈 비상경영 체제골프 금지, 법카 제한, 판관비 감축포스코, 임원 급여 20% 삭감삼성,SK, LG 보수한도 뭉터기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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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넘어 초비상이다"국내 기업의 경영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면서 비상이 걸렸다.고물가·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환율까지 출렁이는 등 복합 악재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대기업을 중심으로 앞다퉈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당장의 핵심은 비용 줄이기.23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전날인 22일 '포스코미래혁신 TF'를 설립하고 그룹의 미래 비전을 발표하면서 1조원 규모의 원가 절감 계획을 공개했다.이달부터 임원 급여는 최대 20% 즉시 반납하고, 주식보상 제도 폐지도 검토키로 했다.삼성도 전 그룹사 임원 주 6일 출근제를 꺼내 들면서 바짝 허리띠를 조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경기 침체 이후 개발, 지원 부서 임원을 중심으로 약 절반이 6일 근무를 해왔는데 전사로 확대한 것이다.사실상 '비상 경영 체제'로 삼성전자를 필두로 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SDI·삼성SDS 등 관계사 임원들도 동참한다.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삼성E&A 등 설계·조달·시공(EPC) 3사 임원들은 올해 초부터 주 6일 근무를 시행 중이다. 삼성생명 등 금융 계열사도 시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DS(반도체)부문장 및 사업부장들의 연봉도 9년만에 동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연봉 동결은 현재의 위기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메시지로 위기극복을 위한 긴장감 유지에 필요한 조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지난달 주주총회에서는 이사 보수 총액 한도를 지난해 480억원에서 올해 430억원으로 줄였다. 장기 성과 보수 한도도 15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감액했다. 일반 보수 한도와 이사의 수는 각각 330억원, 11명으로 동결했다.임원에게 제공하는 혜택도 줄었다. 승진한 부사장에게 지급하는 차량을 대형 세단 '제네시스 G90'에서 준대형 세단 '제네시스 G80'으로 바꿨다. 또 사장급에서 퇴임한 상근 고문직 50~60명 대다수를 비상근으로 전환했다. 상근 고문과 달리 비상근 고문은 차량·비서·사무실 등이 지원되지 않는다.다른 삼성 계열사 중에서는 삼성SDS가 이사 수를 지난해와 같은 7명으로 유지하는 대신, 보수 총액 한도를 106억원에서 83억원으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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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도 지주사 ㈜LG를 비롯해 LG전자, LG화학, LG생활건강 등 주력 계열사들이 이사 보수 한도를 축소했다. (주)LG는 이사 수를 7명으로 유지하되 이사 보수 총액 한도 한도를 지난해 180억원에서 170억으로 하향 조정했다. LG전자는 90억원에서 80억원으로, LG화학이 80억원에서 70억원으로, LG생활건강이 80억원에서 60억원으로 각각 이사 보수 한도를 축소했다.회사 측은 "전년 대비 연결 손익 감소 등에 따른 경영 성과와의 연계성, 국내외 경기 회복 둔화 등 경영 환경, 주주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SK그룹에선 선제적 긴축을 통해 신사업 발굴을 책임지는 지주사 SK㈜ 조직을 3분의 1로 축소했다. 월 1회 평일에 개최하던 '전략글로벌위원회'를 지난 2월부터는 격주 토요일 개최하는 것으로 바꾸면서 '토요 임원회의'가 부활하기도 했다. SK그룹이 경영진 회의를 토요일에 연 것은 2000년 7월 주 5일 근무제 도입 이후 처음이다.SK텔레콤은 이사 수가 작년 8명에서 올해 9명으로 늘어나는데도 이사 보수 총액 한도를 12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줄였다. SK스퀘어도 이사 수를 7명에서 5명으로 줄이면서 보수 총액 한도를 작년 120억원에서 올해 100억원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이석희 SK온 CEO(최고경영자) 사장은 흑자 달성 시까지 연봉의 20%를 자진 반납키로 했다.HD현대 역시 권오갑 회장과 정기선 부회장을 포함한 이사 5명을 유지하면서 보수 총액 한도를 지난해 34억원에서 올해 27억원으로 바꿨다. 롯데케미칼, 현대중공업그룹 건설기계 3사 등도 비상 경영을 선포한 바 있다.한편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경제 전망에 따르면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1%다. 문제는 수출 개선에도 소비 위축 우려가 커진 점이다. 당초 1.9%였던 민간소비 성장률 전망치는 1.6%로 내려갔다. 여기에 재계는 미·중 갈등 확대와 이스라엘·하마스, 러시아·우크라이나 등 두 개의 전쟁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