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과 함께 석유화학 분야로 보폭 넓혀
김실장 관심사업=되는 사업→밀어줘라
김실장 관심 밖 사업=매출부진 사업→ 인력 구조조정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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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이 한화그룹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 김 회장이 신병치료를 이유로 미국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한화그룹이 구원투수로 나선 김 실장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며 그룹 재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
29일 재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한화그룹의 행보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출근경영과 비교하며 수직계열 태양광 사업 흑자전환을 비롯해 제조부문 강화를 위한 비상위 5인 체제, 금융계열사 자율경영강화 등 김 실장이 실질적으로 그룹을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김 실장이 최근 석유화학분야로 보폭을 넓히면서 이 같은 주장은 더욱 힘을 받고 있다.
◆김동관 실장 관심사업=되는 사업→밀어줘라지난해까지 언론 인터뷰조차 한 적이 없던 김 실장은 올해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을 시작으로 한화그룹을 대표해 2월 일본 도교에서 열린 PV엑스포에 참가했고 이 달 초에는 미국 샌안토니오에서 열린 국제 석유화학산업 콘퍼런스 행사에 참가했다.
국제 석유화학산업 콘퍼런스에서 김 실장은 미국 석유화학기업 CEO·임원 등 주요 인사와 비즈니스 미팅을 가지고 셰일가스 등 다양한 에너지 이슈를 접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케미칼 때문이라도 셰일가스를 주축으로 한 에너지 부문에는 지속적인 관심을 두고 있다"며 "(김 실장도)그룹내 관련부서가 있기 때문에 나몰라라 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또 본업인 태양광 사업은 올해 1분기 기어이 흑자전환을 이뤘다. 지난 2011년 2분기부터 적자가 시작된 이래 12분기만의 흑자 전환이다. 현재 태양광 사업은 한화그룹의 미래로 내부에서 이견이 없지만 김 실장이 태양광 사업진출을 주장할 당시 내부에서 엄청난 반발에 부딪쳤다. 글로벌 시장의 공급과잉 가속화로 태양광 사업 전망이 비관적이라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김 실장의 강력한 주장으로 태양광 사업에 진출한지 3년, 한화그룹은 한화큐셀을 필두로 유럽, 북·중미, 일본, 중국 등에서 굵직한 사업성과들을 내면서 글로벌 태양광 시장의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다. 특히 한화큐셀은 지난해 일본 시장에서 520MW를 판매하며 일본 내 해외 태양광 회사 중에서 매출 1위를 기록했다.
◆김동관 실장 관심 밖 사업=매출부진 사업인력→ 구조조정 가속화한화그룹은 최근 '금융계열사 자율경영 강화'를 외치며 마른수건 짜기에 돌입했다. 한화그룹내 중국 사업을 측면 지원했던 한화차이나 금춘수 대표가 고문으로 물러났고 한화투자증권은 자체적으로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화그룹 내 금융계열사의 위기는 업황의 장기침체와 김회장의 부재가 맞물린 결과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구원투수로 나선 김 실장의 미래구상에 금융계열사에 대한 밑그림이 아직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융계열사는 관례적으로 그룹사업의 비용을 지원해왔다. 이 부분에서 김 실장이 그간 그룹의 역점사업을 추진하며 금융계열사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지 않았냐는 지적이다.
같은 이유로 최근 결정된 한화L&C의 건재사업 부문 매각도 결국 김 실장이 주도하고 있는 태양광과 자동차 등 소재 부문사업의 역량 강화를 위한 조치로 풀이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