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013 하반기 은행수신 동향' 결과… 5억 이상 예금 감소세
  • ▲ 은행 계좌에서 5억원 초과 계좌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연합뉴스
    ▲ 은행 계좌에서 5억원 초과 계좌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연합뉴스

    은행 계좌에서 개인 '큰 손'들의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저금리의 영향도 있지만 금융소득 종합과세의 여파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2013년 하반기 은행수신 동향' 자료를 통해 작년 12월말 현재 계좌당 잔고가 5억원을 넘은 저축성 계좌는 10만8010좌라고 7일 발표했다. 

이는 6개월 전보다 1990좌 줄어든 수치다. 5억 초과 계좌가 가장 많던 2012년 6월말에 비해서는 1만4590좌가 감소했다.

한은이 매년 6월과 12월 반기별로 집계하는 이 통계에는 기업자유예금 등 기업이나 기관의 예금도 포함돼 있다. 개인 계좌만 분리하면 감소폭은 훨씬 더 큰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 관계자는 "모니터링 결과로는 작년 하반기 중 개인의 정기예금 계좌를 중심으로 거액예금이 줄었다"며 "저금리와 함께 강화된 금융소득 종합과세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5억원 초과 정기예금은 작년말 7만2400좌로, 하반기 6개월 동안 2940좌가 줄었다. 이에 비해 역시 저축성 예금이지만 기업 고객 대상인 기업자유예금(2만5860좌)은 750좌가 증가했다.

5억원 초과 계좌에 든 저축성 예금액은 404조1970억원으로, 6개월 전보다 17조1600억원(4.1%) 감소했다. 정점을 친 1년6개월 전보다 21조2천70억원 이탈한 셈이다.

정기예금만 보면 1년 6개월 전보다 22조6360억원이나 줄었다. 저축성 예금이 아닌 금전신탁도 거액 개인 자산가들의 보유분은 사실상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계좌당 5억원 초과 금전신탁은 2만1910좌, 80조8220억원으로 6개월 전보다 2610좌, 4조3440억원 각각 늘었지만 주로 기업이 맡긴 퇴직연금신탁의 증가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퇴직연금신탁은 작년 하반기 중 2260좌, 5조5200억원 증가했다.

양도성예금증서(CD)는 5120좌, 22조9280억원으로 6개월 전보다 계좌수는 270좌, 금액은 2150억원 감소했다.

금융권에서는 저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금융소득 종합과세에 대한 기피 심리가 이어지면서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박승안 우리은행 투체어스(PB) 강남센터 지점장은 "실감을 못하던 고객들이 처음으로 신고 대상이 되고서 절세 방법을 찾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올해도 거액계좌는 현상유지 정도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