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현금성자산 149조
삼성 66조.현대차 49조

최근 기업 배당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대기업의 '현금 쌓아두기'는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중에서도 삼성그룹이 66조원 수준의 현금을 보유해 업계 최대치를 기록했다.

27일 기업경영성과 평가기관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10대 그룹 76개 상장사(금융사·지주사 제외)를 대상으로 올 1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을 조사한 결과 148조52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국가 예산(358조원)의 42%에 달하는 규모다.

국내 10대 기업 현금성 자산 수준은 2009년 95조10000억원에서 2013년 말 138조원으로 5년 새 약 43조원이나 늘었다. 올 들어서는 3개월 만에 10조5000억원이 급증하기도 했다.

현금성 자산이란 현금과 만기 1년 미만의 단기금융상품을 합한 금액을 뜻한다. 부채 상환을 위한 외부 차입금이 포함될 수 있어 영업활동이나 자본거래 등으로 발생하는 사내유보금과는 차이가 있다.

◇ 삼성·현대차그룹 현금보유액 '109조원'

대기업들의 유보금 비축 증가 배경에는 오랫동안 침체돼 온 경기 탓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기업의 현금성 자산을 시장으로 유도해 경제활성화를 꾀하겠단 방침이다.

2기 경제팀을 이끌고 있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경우 현금성 자산을 투자 및 배당 등으로 유도하기 위해 사내유보금이 일정비율을 넘을 경우 과세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10대 그룹 중 현금이 가장 많은 곳은 66조원의 삼성이었다. 2009년 27조5000억원 대비 무려 139.5%나 늘었다. 이중 삼성전자 현금성 자산이 59조4000억원으로 90%를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의 현금성 자산은 42조8000억원으로 5년 전(21조9000억원)보다 96.1% 증가했다.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현금성 자산을 합치면 무려 108조8000억원 규모를 띤다.2009년 대비 5년 만에 120.3%나 높아졌다.  반면 나머지 8곳 그룹은 같은 기간 대비 감소했다.  

올 1분기 기준 삼성·현대차그룹를 제외한 8 곳 현금성 자산은 39조7000억원으로 5년 전 45조7500억원대비 13.2% 하락했다. SK와 LG 경우 각각 10조4000억원, 9조700억원을 기록해 3·4위를 차지했다.

SK는 2009년 대비 24.2% 감소했고, LG도 30.5%줄었다. 5위인 포스코 역시 5년 전 대비 24.8% 감소했다.

한화[000880]의 경우 8200억원으로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현금성 자산이 1조원에 미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