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활성화대책]퇴직연금 '족쇄' 푼다…수익추구형으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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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부가 12일 발표한 투자활성화대책에는 퇴직연금 규제완화 및 제도개선 내용도 포함됐다.

30인 이하 영세사업장에 근무하는 근로자의 퇴직연금 가입을 확대하고, 자산운용규제를 완화해 지나치게 안정위주로 돌아가는 현 운용 방식을 바꾸는 것 등이 주요 내용이다.

수년간 제도개선이 거의 없었던 퇴직연금 체계에 정부가 과감히 칼질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는 우선 자산운용규제를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지난 2005년 12월 도입된 퇴직연금에는 현재 470만명의 근로자가 가입해 있으며 운용액은 87조50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운용액의 92.6%가 원리금보장형이다. 실적배당상품 가입률은 6% 정도에 불과하다. 

원리금보장형은 손실이 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요즘처럼 저금리 기조에는 수익률이 낮다는 한계가 있다. 이런 탓에 퇴직연금이 실질적인 노후 보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정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퇴직연금의 자산운용 규제를 현행 포지티브 방식에서 네거티브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투자 가능한 대상을 열거하던 식에서 해외투자부적격채권 등 투자제외 대상만 열거하는 식으로 바꾼다는 것이다. 

또 총위험자산 보유한도만 유지하고 개별자산에 대한 보유한도를 없애거나 완화할 예정이다. 30%로 제한된 DB형의 상장주식 및 주식형편드 투자한도 등이 풀리고 현재 40%로 묶인 DC형 퇴직연금의 위험자산 운용한도도 DB형과 비슷한 60~70%로 상향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형태로 규제가 완화될 경우, 퇴직연금의 상당액이 주식 등 자본시장으로 흘러들어 자본시장 활성화에 기여하는 부수효과도 일으킬 수 있도록 금융권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중소기업 퇴직연금기금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근로자의 퇴직연금 가입 확대를 위해 30인 이하 영세사업장을 대상으로 정부가 일정부분을 부담하겠다는 것이다. 30인 이하 사업장의 퇴직연금 도입률은 14.5%에 불과해 300인 이상 사업장(91.3%)의 도입률을 훨씬 밑돌고 있는데, 이를 적극 개선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담겨 있다.

또, 기업 내 퇴직연금 운용위원회를 설치해 퇴직연금 운용에 근로자의 의지가 반영할 수 있도록 하고, 투자원칙보고서 도입을 의무화하는 내용도 추진된다.

정부는 이에 앞서 세법개정안에서 퇴직연금 가입확대와 연금화 유도를 위한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퇴직연금 세액공제 한도를 DB형과 별도로 개인연금계좌(IRP)를 만들어 추가로 납입하거나 DC형의 납입액을 늘리면 연 3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내용이다. 

여기에는 퇴직금을 연금으로 수령할 경우 세부담을 일시금 수령시에 비해 30% 낮추는 방안도 포함됐다. 

퇴직연금 제도의 구체적인 제도개선 계획은 내달 종합대책으로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