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논쟁..중소캐피탈사 재진입 난망..독과점 심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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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가맹점 수수료율 수준을 놓고 현대자동차와 KB국민카드가 의견을 좁혀지지 못하고 있다.

    현재 복합할부금융 가맹점 수수료를 두고 현대자동차 측은 KB카드에 수수료율을 1% 안팎 수준으로 인하해 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하지만 카드업계가 여전히 1.5% 수준을 원하고 있다.

    KB국민카드에 이어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도 각각 내년 2월과 3월에 현대차와의 계약이 만료된다.

    현대차와 카드사 간 협상 결렬로 복합할부금융 상품이 유명무실해지면 현대캐피탈의 자동차금융 독과점이 더욱 심해진다.

    자동차 할부금융으로 먹고 사는 중소캐피탈사의 진입은 또 다시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현대차 측의 요구대로 협상을 타결하고 수수료를 낮추게 된다면, 이 경우에도 현대캐피탈의 지배력 강화로 이어진다.

    가맹점 수수료를 낮추게 되면 카드사가 캐피탈사에 지급하는 수수료 몫을 낮출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캐피탈사는 재원부족으로 현대캐피탈 상품과 비교해 복합할부 상품의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게 된다.

    카드사도 마진 폭을 줄이면서까지 이 상품을 끌고 갈 이유가 없어지게 된다. 결국 현대캐피탈의 독과점이 강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금융당국이 현대차 계열사인 현대캐피탈의 독점적 지위를 없애기 위해 '방카슈랑스 25%룰'이라는 칼을 빼 들었다.

    '방카 25% 룰'은 은행이 보험계열사에 일감 몰아주기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한 보험사의 상품 판매액이 전체의 25%를 초과해서는 안된다는 규정이다.

    그러나 현대차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현대캐피탈을 이용하는 비중은 지난해 75% 였다. 이 룰이 도입되면 현대캐피탈은 상당한 매출 감소로 타격이 불가피하다.

    즉, 금융당국이 현대·기아차의 할부금융을 현대캐피탈이 독과점하고 있는 시장을 규제하겠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