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물가상승률·계속되는 내수부진, '디플레' 우려 커지고기준금리 추가하락 부담… 경제성장률 2%내외 조정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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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이에 따른 디플레이션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오는 15일 발표하는 수정 경제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한은이 2.4%(담뱃값 인상분 제외)로 예측했던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0% 내외로 하향 조정하고, 경제성장률은 3.9%에서 3.6∼3.7%로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담뱃값 인상으로 물가상승률이 0.6%포인트 올라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3개월 전 전망치에서 1%포인트 가까이 대폭 낮추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1.8%), 국회예산정책처(1.7%), LG경제연구원(1.4%) 등 경제 연구기관들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을 1%대로 예측한 바 있다.

◇ 한은, 물가 전망치 2% 내외로 내릴 듯

금융시장은 저유가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한은이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유가가 떨어지면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경제 전반적으로 구매력이 커진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물가를 떨어뜨려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질 수 있다.  

국제유가 하락 등에 따른 저물가 현상이 이어지자 한은은 이미 작년 10월에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물가안정목표치(2.5∼3.5%)보다 낮은 2.4%로 제시했다

그러나 한은이 물가 전망을 한꺼번에 대폭 낮추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은 전망치를 2% 안팎에서 유지할 것이다.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크게 낮추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해야 한다는 압박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그간 금리 인하로 물가상승률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견해를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이 총재는 올해 신년사에서도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 하락 등 공급 요인이 낮은 물가상승률의 원인이 되고 있는 만큼, 통화정책을 물가목표 달성만을 위해 운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 낮은 물가상승률·내수 부진… 디플레 우려

문제는 낮은 물가상승률이 내수 부진과 맞물려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저물가가 경제주체들의 투자와 소비를 미루는 원인이 될 수 있고, 이 경우 한국 경제가 일본과 같은 디플레이션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그 원인이 국제유가 하락처럼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간에 디플레에 한 번 빠지면 경제 충격이 크다"며 "통화정책을 통해 어느 정도의 물가상승률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한은이 더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은은 현행 목표치를 수정하기보다는 2016∼2017년에 적용할 새 물가안정목표를 설정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 이달 기준금리, 2.0% 동결 전망 우세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은이 이번 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경기 회복 가능성을 지켜봐야 하는데다, 최근 경제활동 지표가 비교적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저유가의 긍정적 효과와 유럽·중국의 경기 둔화 등 부정적 효과가 겹친 상황에서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9%에서 소폭만 내릴 것으로 전망되는 것도 기준금리 동결 주장의 근거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경기 상황이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할 정도로 부진하지 않다"며 "기준금리거 더 인하될 경우 전세금 상승, 가계부채 증가 등 부정적 효과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제지표가 좋아지는 기미가 없으면 한은이 상반기 중 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힘을 받고 있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낮은데다 대규모의 경상수지 흑자가 나고 있기 때문에 추가 통화완화를 단행할 여지가 충분하다"며 한은이 올해 1·4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5%까지 끌어내릴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