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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들어 분양시장에는 '역대 최대'란 말이 자주 나온다. 건설사들이 앞 다퉈 새 아파트를 쏟아내서다. 당장 올 2분기에는 15년 만에 최대 물량이 쏟아질 것이란 집계가 나왔다.

     

    이처럼 분양 물량이 급증한 것은 한마디로 집이 잘 팔리기 때문이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전세난에 지친 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에 나서면서, 분양시장이 호황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한다.

     

    문제는 집을 사기 좋은 환경이 갖춰진 것이 아니라 떠밀리듯 빚을 내 집을 사는 분위기다.

     

    최근 이슈가 된 '30대의 주택담보대출 급증'이 이를 반증한다.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에 따르면 39세 이하의 대출 잔액 증가율은 23.6%나 됐다.

     

    실제로 모델하우스를 가보면 내 집 마련에 30대의 관심이 커졌음을 알 수 있다. 이달 분양에 나선 한 현장에는 신혼부부 등 젊은층이 다수 눈에 띄었다.

     

    분양가격이 최소 3억원 이상인 아파트를 청약하기 위해 30대들이 모델하우스를 찾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대한민국 평균 근로자라면 이 연령대에 아파트 청약은 꿈꾸기 힘들다.

     

    기자가 만난 이들은 하나같이 대출을 이야기했다.

     

    한 분양 상담사는 "30대 신혼부부 상담객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또 "자본금이 얼마 없는데 청약할 수 있냐"고 묻자, "대출을 통해 충분히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며 '빚' 내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해줬다.

     

    부동산경기가 침체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됐던 '하우스푸어'가 떠올랐다. 주로 50대에서 문제가 됐던 하우스푸어가 30대의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닐지 우려됐다.

     

    1% 저금리 시대, 정부는 대출이 주택시장 안정화의 해답이 아님을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