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업계 불황 장기화되며 여수시 재정도 악화일로 이르면 이달 '석화업계 경쟁력 강화 방안' 발표 예정전남·여수시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 건의해
  • ▲ 여수 국가산업단지. ⓒ뉴시스
    ▲ 여수 국가산업단지. ⓒ뉴시스
    한국 석유화학산업이 중국발 공급과잉과 고환율로 인한 원재료 가격 상승, 세계적인 소비침체가 맞물리며 불황이 장기화하고 있다. 석화업계는 수익성 악화로 일부 제품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는 등 어려움에 봉착한 상황이다.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이달 중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할 전망이다. 여기에는 석화업계의 사업재편을 유도하기 위한 제도적 지원방안 등이 담길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앞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석유화학 등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어려운 업종에 대해서는 완화된 기업활력법 기준을 적용해 선제적 사업 재편을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15일에도 긴급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반도체와 항공·해운 물류에 이어 석유화학·건설 분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바로바로 마련하겠다"고 재차 언급했다. 

    정부는 지난 4월 '석화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협의체'를 출범시켰다.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석화기업과 산학연 전문가들 간 논의를 거쳐 6월 말까지 종합지원대책을 내놓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해관계자 간 의견 취합에 난항을 겪으며 구조조정 논의까지 나아가지 못한 사이, 석화업계 위기는 심화되고 있다. 

    석화업계는 불황에 내몰리면서 자체적 구조조정에도 돌입했다. LG화학은 나주공장에서 생산하던 알코올을 여수공장으로 일원화하기로 결정했다. 롯데케미칼도 여수 제2공장 일부 라인을 접기로 했다. 

    석화업계는 27일 열릴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이 발표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기에는 기업 간 인수합병(M&A)를 원활히 하기 위한 공정거래법 규제완화와 세제·금융 지원 등이 담길 것이란 관측이다. 

    지역사회의 요구가 높은 만큼, 여수 지역이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석화업계 불황이 여수시를 강타하고 있어서다. 지방세수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수산단의 불황이 장기화하며 재정이 악화되고 있다. 여수산단에는 국내 대표 석화기업인 LG화학과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한화솔루션 등을 비롯해 여천NCC 등이 입주해 있다. 

    전남도와 여수시는 정부에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을 건의한 상태다. 또 전남도는 지난달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을 위한 용역에도 착수했다. 정치권도 가세했다. 전남 여수시를 지역구로 둔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규모 석유화학 산단 지역을 조속히 산업위기 대응 지역으로 선포해야 한다"며 "기업들이 버틸 힘이 있을 때 정부 지원이 이뤄져야 하며 골든 타임을 놓쳐서는 안된다"고 촉구했다.  

    정부는 '지역 산업위기 대응 및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지역 주요 산업이 기업 도산, 구조조정, 주요 사업장 폐쇄·이전 등으로 현저하게 악화되면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을 지정할 수 있다.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되면 금융·재정 지원, 연구개발 지원, 수출지원 등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산업부는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의 구체적 내용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