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부터 진행중주문형 반도체 수요 증가에 속도하이닉스 HBM3E 공급설까지 등장삼성, 6세대 HBM4에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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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브로드컴이 엔비디아 대항마로 떠오르면서 SK하이닉스, 삼성전자도 공급망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을 주도하는 SK하이닉스는 물론 아직 엔비디아 퀄 테스트가 진행중인 삼성전자도 브로드컴을 통해 시장 진입을 준비 중이다.2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브로드컴은 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6세대 HBM4 협력에 나선다. 올 상반기 마이크론을 비롯한 HBM 제조사 3곳을 대상으로 5세대 HBM3E 퀄 테스트에 돌입한데 이어 차세대 HBM 공급망을 확보하는 작업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주문형 반도체 ASIC를 만드는 브로드컴은 미국 빅테크 기업인 구글·메타, 중국 바이트댄스에 맞춤형 AI 반도체를 제공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애플, 오픈AI도 브로드컴과 손잡고 자체 AI 칩을 개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맞춤형 AI 칩이 부상하면서 엔비디아 중심의 HBM 공급망도 재편될 조짐을 보인다.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는 AI 칩 시장이 2024년 회계연도 150억~200억 달러 수준에서 2027 회계연도에는 600억~900억 달러로 커질 것이며 브로드컴이 적지 않은 점유율을 확보할 것이라고 자신했다.이 과정에서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국내 HBM 제조사들은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범용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고부가가치인 HBM 시장만은 매년 고성장하고 있어서다. 세계 반도체 무역 통계 기구(WSTS)는 전 세계 메모리 시장은 AI 데이터센터향 HBM, 고용량 eSSD 등을 중심으로 올해 1670억 달러에서 내년 1894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특히 아직 엔비디아 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삼성전자는 새 고객사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이미 2025년 생산 물량까지 엔비디아에 공급할 계획이며 마이크론은 이 달부터 두 번째 대형 고객사에 납품을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삼성전자는 수율, 공급 안정화 전략을 취하는 경쟁사와 달리 기술력을 높여 6세대 HBM 공급망을 선점한다는 목표다. HBM3E에 14나노급 1a D램을 적용한 삼성전자는 10나노급 1b D램을 쓰는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에 비해 기술적으로 뒤쳐진다는 평가를 받았다.이후 삼성전자는 일부 회로 설계를 수정해 엔비디아 공급을 다시 추진했지만 4분기 마무리를 앞둔 현재까지도 통과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4부터 10나노급 6세대 D램인 1c D램을 적용해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5세대와 같은 1b D램을 채용하는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경쟁사에 비해 기술적으로 한 세대 앞설 전망이다.업계 관계자는 “최근 SK하이닉스가 브로드컴에 HBM을 납품한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지만 엔비디아에 납품해야 할 물량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에게도 기회가 올 것”이라며 “6세대에서는 기술적인 약점을 많이 보완한 만큼 수율 안정화를 통해 고객사 확보에도 성과를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