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회장 중소기업·협력업체 동반 성장 의지 밑거름"LG 특허 덕에 매출 늘었다".. 충북혁신센터 성과 배출
  • ▲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 전경. ⓒLG그룹.
    ▲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 전경. ⓒLG그룹.


    "LG가 도와준 덕분에 지난해 매출보다 올해 20%는 더 너끈히 넘길 수 있게 됐다."

    화장품과 의약품 원료를 생산하는 국내 벤처기업 '알파크립텍'의 황선원 대표는 LG로부터 받은 특허를 이용해 새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LG생활건강으로부터 화장품 발효공정관련 특허 5건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기능성 화장품 원료 개발을 마쳤다"며 "큰 폭의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자신했다.

    LG는 알파크립텍 외에도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월 충청북도와 손잡고 '충북 창조경제 혁신센터'(이하 '충북혁신센터') 문을 열었다.

    25일 LG에 따르면 유망한 중소·벤처기업의 육성하고 성장 생태계를 조성하는 등 충북혁신센터는 창조경제의 보물로 자리매김했다. 전국 창조센터 가운데 충북혁신센터가 가장 많은 우수 사례와 탁월한 성과를 배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성과 뒤에는 구본무 LG회장의 높은 관심과 열정이 배어있다. 구 회장은 직접 혁신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수차례나 충북혁신센터를 방문하는 등 다른 그룹 총수들과는 차별화된 행보를 보여왔다.

    충북혁신센터를 통해 LG의 특허 자물쇠를 풀리면서 알토란 같은 결실을 맺는 중소·벤처기업 숫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알파크립텍 "LG 특허 덕분에 올해 매출 20% 신장 기대"
    지난 2007년 문을 연 알파크립텍은 분리정제 기술을 활용한 화장품과 의약품 원료 등을 생산하는 충북 청주 소재 벤처기업이다.

    이 회사는 최근 주름 개선과 미백 등 기능성 화장품의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호재를 맞았다. 하지만 자금력 부족을 이유로 쉽게 사업 확대를 시도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알파크립텍은 지난 2월 초 충북혁신센터가 출범하면서부터 이 같은 고민을 모두 털어냈다.

    충북혁신센터를 통해 LG생활건강으로부터 인삼에 들어있는 사포닌의 특정 균을 배양하고 발효하는 기술 등 피부주름 개선원료 2건, 줄기세포 배양원료 1건 등 모두 5건의 화장품 원료 발효공정에 관한 특허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기능성 화장품에 대한 원료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사포닌은 인삼의 여러 유효성분 중 하나로 항암과 항산화, 콜레스테롤 저하 등 약리작용을 하는 성분이다.

    알파크립텍은 최근 연구개발을 마치고 사포닌 성분이 함유된 기능성 화장품 원료를 LG생활건강에 공급하고 있다.

    또한 동충하초에서 추출한 성분을 활용해 노화된 피부세포 기능회복을 도와주는 원료와 충북지역 작용약물을 이용한 자외선에 대한 피부 방어 소재 등 신규 효능 화장품 원료 개발을 위해 LG생활건강으로부터 특허를 비롯해 화장품 원료 효능 평가에 관한 기기, 기술 자문 등 다양한 지원을 제공받고 있다.

    충북혁신센터는 알파크립텍과 같은 화장품 관련 유망 중소벤처기업의 해외 판로개척과 국제시장 진출 마케팅 역량 강화를 위해 글로벌 전시회 참가도 지원할 계획이다.

    오는 9월 초 중국 광저우에서 열리는 '국제화장품미용박람회'에 충북지역 화장품 원료기업 4곳을 선정, 이들 기업의 전시회 참가 등록비, 전시관 운영비, 통역 등 참가에 필요한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이를 통해 LG는 'K-뷰티 열풍'을 계속 이어나갈 차세대 기업 발굴에 적극 나설 구상이다.

    황선원 알파크립텍 대표는 "LG생활건강이 동충하초 등에 포함된 각종 물질에 대한 특허를 제공받아 이들 재료에서 우리가 추출한 물질을 LG생활건강은 물론 다른 곳에도 조만간 납품할 것"이라며 "올해 전년 대비 20% 이상 매출 신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일하이텍 "LG 특허 지원받아 신사업 진출·생산성 혁신 성공"
    1985년 설립된 세일하이텍은 광학, 산업용 내외장 보호필름을 개발·생산하는 업체다. 한국형 '3M'을 추구하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이 회사는 국내 최고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으나, 신기술 개발의 어려움으로 인해 최근 3년간 매출이 정체돼 이를 극복할 성장동력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난 2월 LG가 점착소재 물질제조기술 특허 11건을 무상으로 제공하면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충북혁신센터 개소식에 맞춰 무상 제공한 LG의 제조기술 특허와 세일하이텍이 보유한 생산기술 특허가 만나 신기술이 탄생한 것이다. 이 기술을 통해 세일하이텍은 성능이 더욱 향상된 2차전지 핵심소재인 '스웰링 테이프'를 생산할 수 있게 됐음은 물론 해외에 특허로도 출원을 추진키로 했다.

    스웰링(Swelling, 팽창) 테이프는 2차전지의 전극봉을 감싸서 외부충격으로부터 진동을 최소화하는 핵심 소재다. 이 제품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2차전지 시장의 핵심 소재인 만큼 앞으로 LG화학을 통한 신규 매출 창출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 충격흡수나 탄성에 강점이 있어 전자제품의 보호필름 등으로 다양하게 확장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에는 충북혁신센터가 세일하이텍의 '스웰링 테이프' 생산성 향상을 위해 전문 엔지니어도 투입했다. 이들은 오는 8월까지 공동으로 품질개선 등의 연구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기업이 개방한 기술 특허와 중소기업의 생산기술이 결합된 상생협력의 결과로 LG화학은 2차전지의 성능을 좀 더 높이고, 세일하이텍은 사업을 확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박광민 세일하이텍 대표는 "우리의 생산방식에 LG의 특허를 더해 새로운사업에 진출하고 생산성도 혁신할 수 있었다"며 "신사업 진출로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 ▲ 충북혁신센터에서 벤처기업 대표들이 구체적 지원사항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LG그룹.
    ▲ 충북혁신센터에서 벤처기업 대표들이 구체적 지원사항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LG그룹.


    ◇LG "특허 5만4천건 활용 '사업 아이디어' 공모합니다"
    충북혁신센터는 이달 말까지 홈페이지(https://ccei.creativekorea.or.kr/chungbuk)에서 '특허 사업화 전국 공모전' 아이디어를 접수받는다.

    스타트업 기업과 벤처기업은 물론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공모전 참여를 원하는 일반 국민이라면 누구나 충북혁신센터 특허 전용창구 '특허 서포트존'을 통해 개방한 5만4000여건의 특허나 자체 보유한 특허를 활용해 사업화에 도전할 수 있다.

    충북혁신센터는 7월 중 최종 10개의 사업화 아이디어를 선정, 시제품 제작과 실제 제품화를 위한 기술 지원, 그리고 최대 2000만원까지 자체 보유 기술의 특허 권리화와 사업 자금 지원 등에 나선다.

    이미 지난달 20일부터 23일까지 한달간 뷰티·생활건강, 전기전자·ICT 융합, 화학·에너지 부문에서 모두 120건의 특허 사업화 아이디어가 접수됐다.

    충북혁신센터 담당자는 "이번 공모전은 전국 모든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많은 참여가 기대된다"며 "개방한 특허를 활용해 실질적 사업화까지 진행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뷰티·바이오·전자·화학·통신 분야 특허 5만4천건 개방
    LG는 중소기업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는 방식으로 창조경제를 실천하고 있다.

    충북혁신센터는 유망 중소·벤처기업에게 LG가 보유 중인 5만2000여 건의 특허를 개방하기로 했다. 여기에 16개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특허 1600여 건도 제공키로 했다. 모두 5만4000여건의 특허를 풀기로 한 셈이다. 이 가운데 5200여 건의 특허는 무상 공급된다. 이는 단일 기관이 기준 최대 규모다.

    이미 지난 1월 충북 청원군 소재 ESS, 전기차 부품개발 업체인 (주)나라엠텍(대표 김영조)은 LG의 배터리팩 케이스 기술 특허 7건을 무상으로 제공 받아 제품 개발에 적용키로 하는 등 전자부품, 화장품, 광학코팅 분야에서 5개 중소기업이 LG 보유특허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신제품을 개발키로 했다.

    이번에 개방되는 특허 종류는 충북 지역의 특화산업 분야인 뷰티를 비롯해 바이오와 에너지, 전자, 화학, 통신 등이다.

    LG는 특허 개방 뿐만 아니라 중소·벤처기업의 제조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LG전자 생산기술원의 장비와 기술 노하우를 지원하는 '생산기술 서포트존'을 충북혁신센터에 추가 설치했다.

    생산기술 서포트존은 중소·벤처기업이 선뜻 구입하기 어려운 3D 프린터, 고속 가공기 등 수천만에서 수억원대의 고가 장비를 제공한다.

    플라스틱과 금속 등의 재료를 이용해 시제품 제작과 제품 테스트 작업을 할 수 있는 3D 프린터와 금형 표면을 빠르고 정밀하게 깎아주는 고속 가공기 등 값비싼 장비들이 대거 포함됐다.

    아울러 LG전자가 생산 전문인력 육성을 위해 운영 중인 '제조기술대학'의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중기 직원들에게 문호를 열었다.

    ◇사업화 가능성 높은 LG직원 아이디어 중소∙벤처기업에 제공
    LG는 중소∙벤처기업이나 창업 희망자에게 LG 직원의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아이디어마켓'도 충북혁신센터 내에 만들었다. 아이디어마켓은 LG그룹 사내 포털인 'LG-LIFE'에 제안된 상품 아이디어 중 중소기업에 적합한 아이템을 창업 예정자에게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이를 통해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아이디어를 선별해 시제품 개발에서 테스트, 사업화까지 모든 과정을 지원한다.

    한편 구본무 LG 회장은 지난 4월 강유식 LG경영개발원 부회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 등 그룹 및 계열사 최고경영진 30여명과 함께 충북혁신센터를 찾았다.

    구 회장은 당시 창조경제 활성화 추진 현황과 앞으로 운영계획을 점검하고 생산혁신 현장을 직접 확인하는 등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며 혁신과 상생협력의 중요성을 전파했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혁신은 혼자 힘으로 하는 것보다 상생협력을 통해 더 많이 이뤄질 수 있다"며 "중소·벤처기업이 보다 실질적 도움을 받아 성장하고 성과도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구 회장은 올 초 진행한 신년 행사에서도 중소기업, 협력업체 등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친 바 있다. 그는 "국가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사랑받는 기업이 돼야 한다"며 "주변의 우수 기업들을 발굴하고 협력해 함께 동반 성장해야 국가 경제가 균형 발전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