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대 이선하 교수팀, 예측 프로그램 개발 … AIIB 투자 때 활용 기대
  • ▲ 개성~평양 고속도로.ⓒ연합뉴스
    ▲ 개성~평양 고속도로.ⓒ연합뉴스

    북한 도로망에 대한 교통수요를 예측하는 프로그램이 최초로 개발돼 눈길을 끈다.

    이 프로그램에 따르면 북한의 승용차 보급이 현재 우리나라 수준으로 확산하면 평양~순안, 평양~향산 고속도로에 교통량이 몰려 확장에 따른 개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과 연계한 접경지역 개발계획이 진행되면 현재 남북한을 연계하는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문산읍~군내면) 교통량에 과부하가 걸려 6차로 이상의 도로 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이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앞으로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AIIB)을 통해 북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이뤄질 경우 투자 우선순위 등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선하 공주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가 이끄는 교통연구팀은 구글 맵을 활용해 북한 도로망을 디지털화하고 북한 168개 시·군 단위의 교통량을 분석해 '북한 교통수요 예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구글맵을 통해 얻은 차로 수와 설계 속도 등 도로망 정보에 지역별 통행실태 등 교통량 분석정보를 대입했다. 교통량 정보는 통행거리가 짧은 직장·주거 근접 모델을 기본 통행패턴으로 설정하고 북한 시·군별 인구수 등을 적용했다.

    기존 북한 교통 관련 연구는 도로와 철도망을 구상하는 단계에 그쳤지만, 이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북한 개발 시나리오에 따른 교통수요를 예측할 수 있다.

  • ▲ 북한 승용차 증가 추세에 따른 고속도로 교통량 예측ⓒ공주대
    ▲ 북한 승용차 증가 추세에 따른 고속도로 교통량 예측ⓒ공주대

    연구팀은 북한의 승용차 보유 대수가 우리나라 수준(인구 1000명당 300대)으로 증가하면 북한의 6개 고속도로망 중 평양~순안(13만대/일), 평양~향산(11만대), 평양~원산(10만대) 고속도로 순으로 교통량이 많을 것으로 예측했다. 북한이 통일 후 경제발전으로 승용차 보유 수준이 인구 1000명당 50대에서 300대로 늘어날 경우를 가정했다.

    평양 주변 도로는 남측인 평양~개성(13만대)과 북측인 평양~화천(9만6000대) 구간의 교통량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팀은 남북한이 연계되는 주요 도로인 개성~파주, 고성~속초, 평강~철원, 창도~양구 노선에 대해서도 교통량을 분석했다.

    개성공단과 연계한 접경지역 개발계획에 따라 파주시 장단면에 남북교류협력단지, 문산읍에 배후 신도시가 개발될 경우 개성~파주 교통량은 11만2084대 수준으로 예측됐다. 개발계획 반영 전인 3만8268대보다 3배쯤 증가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 경우 현 왕복 4차로인 통일대교의 교통용량을 넘게 돼 왕복 6차로 이상의 도로 확장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나머지 3개 노선은 고속도로가 확충되면 교통량이 4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 ▲ 평양 대동강 옥류교 교통상황 재현(VISSIM)ⓒ공주대
    ▲ 평양 대동강 옥류교 교통상황 재현(VISSIM)ⓒ공주대

    연구팀은 평양 도심부의 교통상황을 현실과 유사하게 재현할 수 있는 교통류 분석 프로그램(VISSIM) 모델도 구축했다.

    이 교수는 "현재 동북아 지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동북아교통센터에서도 북한 교통수요 관련 연구가 미미하다. 이번 연구는 국제적으로도 처음으로 북한 교통수요를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북한 개방과 다양한 개발 시나리오에 따른 교통수요를 추정할 수 있어 고속도로 등 도로망 확충 계획을 세울 때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IB 설립으로 북한 SOC 투자가 국제적 차원에서 현실화하는 시점에서 교통수요 분석결과를 토대로 한국 주도의 북한 투자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 ▲ 이선하 교수.ⓒ공주대
    ▲ 이선하 교수.ⓒ공주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