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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월 매출액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손보업계 5위사인 메리츠화재를 추월한 이후로 이 순위가 굳어지는 양상이다.
9일 각 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메리츠화재와 한화손보의 자동차원수보험료는 각각 662억원, 689억원으로 한화손보가 27억원가량 앞섰다.
이는 지난 11월 처음으로 한화손보가 메리츠화재를 추월한 이후 2개월 연속 앞질러 가는 모양새다. 가마감 수치긴 하지만 올 1월에도 자동차보험에서 거둬들인 보험료가 한화손보 628억원, 메리츠화재 564억원으로 예측돼 한화손보가 순위 굳히기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지난해 5월부터 에코 마일리지 특약으로 우량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할인 마케팅을 펼친 덕분"이라며 "언더라이팅 정책의 경우는 전과 같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같은 매출 순위 변동을 다시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MS·Market Share)을 확대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뿐더러 각 사가 구사하는 영업 전략 포인트가 다르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메리츠화재가 자동차보험 손해율 관리에 적극 나서면서 GA(독립보험대리점)로부터 물량을 유치할 때 사고가 잦은 '불량 고객들'을 제외한 우량 고객들만 유치하기를 원했다"며 "그러나 자동차보험이라는 게 그렇게 우량 고객들만 솎아서 유치하기도 어렵고, GA쪽에서도 공동인수하기를 원한 나머지 물량을 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가끔 GA쪽에서 물량 갖고 장난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케이스가 아닌가 싶다"며 "원래 자동차보험도 그렇고 개별 회사들이 각 부문마다 영업할 때 중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수치상 나타나는 게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실제로 메리츠화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대형 손보사 5곳 가운데 가장 높다. 미래에셋증권이 올 들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메리츠화재(92.6%), 현대해상(88.7%), KB손보(87.4%), 동부화재(86.9%), 삼성화재(81.4%) 등의 순으로 손해율이 높았다. 경쟁사들도 물론 적정치보다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유독 메리츠화재만이 90%대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손해율은 받은 보험료 대비 고객들에게 지급하는 보험금을 비율로 나타낸 수치이며, 통상적으로 77~78%가량을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이보다 높으면 적자가 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메리츠화재 측도 자보의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한 언더라이팅 정책을 펼치고 있어 자동차 매출 규모보다는 손해율 개선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개선하기 위해 물량 공세를 하지 않고 언더라이팅 정책을 좀더 강화했다"며 "자동차보험에서의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구조적·질적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손해율 개선세는 향후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