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성 기업 도약·사업 다각화·경영혁신 기틀 갖춰" 자평전자증권제도 국회통과 목전·ISA 도입으로 은행·보험사도 고객2013년부터 이란과 협력관계…묶여있던 막대한 투자수요 기대감↑
  • 3년 임기의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는 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23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 2년을 자체 평가하는 한편, 남은 1년의 계획을 밝혔다.

     

    유 사장은 우선 지난 2년간 회사의 주요 업적으로 ▲시장성 기업으로의 정체성 정립 ▲전통적 사업에서 탈피한 선진사업 다각화 실질추진 ▲글로벌 시장 역량강화 ▲경영혁신을 꼽았다.


    시장성 기업으로의 정체성은 독점보다 비독점사업이 번챙해 재무적 효과를 시현했고, 정부로부터도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돼 시장성기업으로서 인정받았다.


    한국시장의 취약점인 의결권 제도와 관련한 비즈니스를 개발하고, 크라우드펀딩의 후선업무를 담당하게됐으며, 미래 성장산업으로 꼽히는 퇴직연금시장의 후선업무 기반도 갖춰 사업 다각화를 실질적으로 추진했다는 설명이다.


    또 아시아펀드 창설, 인도네시아·중국사업에 가시적 성과를 도출해 글로벌 시장에서 역량을 강화했다.


    유 사장은 "주주들에게는 영업이익을 늘려나감으로써 배당성향, 배당금액도 늘려왔다. 그에 따른 주주의 평가가격도 좋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의 경우 자본시장 회복세에 따라 예탁자산총액은 3502조원, 증권결제대금은 5629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11%, 6% 증가한 수준이다.


    증권파이낸싱 부문에서도 대차거래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며 대차금액은 지난해 230조원(전년比 6.5% 증가), 기관간 RP금액은 8068조원(전년比 43.5% 증가)을 기록했다.


    이밖에 자산운용시장 성장에 따른 펀드넷을 통한 편드 설정환매금액은 전년대비 16.2% 증가했고, 내국인의 외화증권 투자(보관)규모는 47.9% 증가했다.


    유 사장은 남은 임기 중 크게 달라진 것 없이 지난 2년간 추진한 사업을 완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유 사장은 "시장은 계속 불확실성에 시달리고 저성장기조는 변함없을 전망인 반면 예탁결제원 업무는 국제적 예탁결제회사, 각국의 예탁결제회사, 사실상 예탁결제업무를 하는 세계 금융기관과 합종연횡과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며 "협력과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예탁결제원 역시 혁신과 글로벌화를 꾸준히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혁신이란 관점에서 본다면 회사의 좋은 소식으로 오랜시간 준비했던 전자증권법 통과가 국회통과를 목전에 두고 있다는 것이 예탁결제원 입장에서는 가장 고무적인 부분으로 평가된다.


    이는 유 사장의 남은 임기 중 역량을 기울일 부분이기도 하다.


    지난 18일 실물증권 기반의 예탁제도를 전자증권제도로 전환해 자본시장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제고할 것으로 판단되는 전자증권법이 국회 정무위를 통과해 현재 국회 본회의 상정이 예정돼 있다.


    예탁결제원은 지난 1998년 부터 전자증권 관련조직 신설 및 도입을 추진해왔다. 전자증권제도가 도입되면 발행회사의 자금조달기간이 단축되는 등 편의성이 증대되고, 증권거래의 투명성이 높아져 자연스럽게 투자자 보호도 강화된다. 실물증권의 발행, 보관, 유통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크게 절감된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전자증권제도 도입으로 5년간 4352억원의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매월 약 31만시간의 업무처리시간도 단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 사장은 "전자증권법의 효과는 기존에 알던 것 외에 자본시장의 혁신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한 시기에 전자증권법이 통과돼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퇴직연금 플랫폼은 물론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게 된 점도 올해 긍정적인 부분이다.


    유 사장은 "증권을 집중 예탁관리했던 출발점에서 비춰보면 엄청난 변화라고 생각된다"며 "증권에 국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예탁결제원은 은행과 보험의 후선업무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비즈니스 측면에서 혁신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글로벌화 측면에서 인도네시아 외에 태국이나 필리핀으로부터 매우 구체적인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를 궁극적인 사업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유 사장은 특히 "2013년부터 이란과 협력관계를 맺어왔는데 이란의 개방으로 물밑에서 접촉했던 사업들을 새로운 환경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게 됐다"며 "이란은 또 다른 글로벌 카드"라고 말했다.


    이란은 중동지역의 몇 안되는 제조강국이자 상당한 자금조달 수요가 있는 반면 오랜 기간 금융제재를 받아 투자자금이 쌓여있는 만큼 이란의 투자수요가 거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성과주의와 관련해서도 꾸준히 추진해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유 사장은 "성과주의를 정착시키지 않고서는 지속가능성과 발전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정부의 권고 없이도 스스로 성과주의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을 진행해온 만큼 스스로의 필요성, 회사의 특성을 고려한 성과주의 확산에도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