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건폭 유죄 판단에 "이해하기 어렵다" … 尹정부 '건폭 수사' 정면 비판재판부 "우리 사회 전반에 악영향" 판시 … 폭행·협박에 금품·채용 요구까지친노동 기조 강화에 강경 투쟁 우려 … "재판부로서 향후 사건 심리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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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윤석열 정부 당시 발생한 건설폭력 사건에 대한 법원의 유죄 판단을 두고 "이해하기 어렵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과거 건설현장 단속 과정에서 노동3권이 과도하게 제한됐다는 문제의식을 강조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친노동 기조가 사법부 독립 논란으로 이어질 만큼 도를 넘었다고 지적한다.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건설노조 사건을 거론하며 "폭력도 단체행동의 일종인데 이를 범죄로 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발언한 뒤 "원시 국가와 같은 방식"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당시 수사와 재판 과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했던 '건폭과의 전쟁'이 노조를 범죄집단으로 몰아세운 대표적 사례라는 것이 현 정부의 인식이다.건설노조를 둘러싼 논란은 윤석열 정부 시절부터 존재했다. 당시 정부는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채용 강요, 금품 요구, 공사 방해 등을 조직적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특별단속에 착수했다. 검찰과 경찰은 전국 단위 수사를 통해 2022년말부터 1년도 채 되지 않아 4829명을 건폭협의로 입건했다. 결국 2023년 11월까지 144명이 공동 공갈, 공동 강요, 특수 강요 미수, 업무 방해 등의 혐의로 1심 재판에 넘겨졌고 모두 유죄판결을 받았다.당시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건설회사들에 피해를 야기할 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건설비용 증가와 부실공사로 이어져 우리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고 건전한 노동시장을 왜곡한다"고 판시했다. 실제로 건폭들이 건설현장 수십 곳을 돌아다니며 건설업체로부터 수억원을 뜯어내다가 덜미가 잡혔고, 노동자들에게 파업·집회에 참석을 강요하며 폭행·협박 등을 한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심지어 노조비로 아파트를 산 건설 노조 간부가 적발됐는가 하면 노조원을 채용하라는 요구를 건설업체가 들어주지 않자 레미콘 차량 통행로에 동전 수천 개를 뿌리고 하나하나 천천히 주워가며 공사를 방해한 기상천외한 사례도 있었다.강성 노조의 금품 요구, 채용 강요, 공사 방해와 같은 불법행위를 공공연하게 자행되면서 동료 노동자뿐 아니라 건설 산업계는 물론 건설현장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 아파트 분양자들에 이르기까지 피해가 광범위했던 것으로 공공연하게 알려졌다. 반면 문재인 정부 5년간 건폭으로 구속된 인원은 극소수에 불과해 이같은 불법 행위를 방치했단 지적이 컸던 만큼 당시 윤 정부의 건폭 특별단속은 사회 전반에서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
- ▲ 지난 4월 20일 오후 경남 진주시 정촌면 BGF로지스 진주센터에서 화물연대 관계자가 센터 입구로 진입하려는 과정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대통령 발언은 이러한 개별 판결에 대한 평가와 함께 노동정책 기조 변화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노동권 회복을 핵심 국정과제로 제시하며 노사관계 정책 전반의 기조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건설노조 관련 특별사면과 노동관계법 개정 추진 역시 같은 흐름으로 평가된다.노동계 역시 윤석열 정부 당시 건설노조 수사가 과도하게 확대됐고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과 불법행위가 충분히 구분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일부 사건에서 무죄가 선고됐거나 기소 내용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사례도 있었던 만큼 당시 수사 전반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논리다.다만 법조계에서는 대통령의 공개 발언이 사법부와의 긴장 관계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원 판결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개별 사건의 증거를 심리한 결과인데, 행정부 수반이 확정판결의 정당성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을 경우 향후 유사 사건에 대한 사회적 신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이 노조에 대한 강한 유대감과 연대 의식을 드러내고, 노조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항소와 상고 절차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향후 사건을 심리하게 될 재판부로서는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정부가 건설노조 관련 사건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보일 경우, 일부 노동계에서 이를 강경 투쟁의 정당성으로 해석해 불법·폭력 행위에 대한 경계가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 4월 진주시 BGF로지스 센터 인근에서 방패를 들고 있는 경찰 경력 바리케이드를 친 화물연대 차량 돌진 사태와 같은 과격한 집단행동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다.결국 논란의 핵심은 노동권 보장 확대와 법치주의 원칙 사이의 균형에 대한 행정부의 태도에 맞춰지고 있다. 박 교수는 "건설현장의 이른바 '건폭' 사례는 사안의 성격상 일반적인 노동 약자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건설현장에서는 이들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는 평가도 있는 만큼, 이번 발언은 적절하지 않은 메시지로 받아들여질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