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XSW 제2일, 첨단미디어가 세상과 상존하는 법 설파
  • ▲ 국내에도 알려진 베스트셀러 작가 러시코프ⓒ뉴데일리경제
    ▲ 국내에도 알려진 베스트셀러 작가 러시코프ⓒ뉴데일리경제


[오스틴=이연수 기자]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개막한 SXSW 인터액티브에서는 2천 여 가지 행사가 열리고 있다. 그럼에도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인파를 모으는 것은 유명인사나 유명기업이 주재하는 피처드 세션(Featured Session)이다. SXSW 둘째 날인 3월 12일(현지 시간), 그 피처드 세션의 첫 포문은 미국 해병 장성 출신으로 현재 PR 전문 컨설팅 회사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고문으로 재직하고 있는 존 앨런(John Allen)이 열었다. 

중동지역에서 큰 공을 세운 것으로 더 유명한 그는 지금껏 그가 이해한 중동문제, 특히 다에시(DAESH, 이슬람국가)의 속성에 대해 관중에게 설파했다. 첨단기술과 미디어기술을 다루는 SXSW 인터액티브 세션 무대에 그가 선 것은 오늘날 소셜미디어 상에서 실제 전장 못지 않게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존 앨런은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유튜브와 같은 미디어는 판도를 쥐락펴락할 만한 힘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유튜브나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등이 다에시와 맞선 싸움에 크게 협조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는 그럼에도 미국과 자유진영의 힘은 ‘다양성’이라며, 유튜브의 자체적인 동영상 삭제 결정이나 트위터의 계정 취소와 같은 협조가 결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아님을 우회적으로 설파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저서가 소개된 유명작가 더글라스 러시코프(Douglas Rushkoff)는 청중들의 큰 박수 속에 무대에 올랐다. 많은 베스트셀러를 낸 것은 물론 방송과 강연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는 그는 오늘날 기술기업들에게 ‘상생’의 지혜를 촉구했다. 

러시코프가 기존 산업을 흡수해서 수많은 중소업체들을 몰락시키는 기업의 예로 든 것은 바로 미국의 온라인 서점으로 출발한 아마존(amazon.com). 그는 아마존과 같은 기술기업을 ‘전기청소기’로 비유하며 ‘아마존은 출판업계의 생존에는 전혀 관심 없다’고 일갈했다. 수많은 택시운전자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우버(uber)’와 같은 기술 역시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으로 지목됐다. 

지금 우리에게는 진공청소기처럼 자기 가질 돈만 빨아들이는 게 아니라, 돈이 순환하도록 해주는 기술기업이 필요하다는 것. 이베이(ebay)와 같은 기업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유통구조를 세웠기 때문에 바람직한 사례로 들었다. 

매체회사가 나아갈 길은 SXSW에서 전반적으로 관심 있는 분야다. 이 날 세 번째 피처드 세션에서는 버즈피드(BuzzFeed)의 프랭크 쿠퍼(Frank Cooper). 펩시코(Pepsico)에서 오랜 기간 마케팅을 담당했던 것으로도 유명한 마케팅 전문가다. 

  • 버즈피드에서 제작하고 있는 '테이스티' 시리즈 중 하나 

    그는 ‘테이스티(Tasty)’ 콘텐트를 소개하며, 과거에는 ‘이상적인’ 것들이 콘텐트로 소비된 반면, 오늘날에는 ‘진짜 같은 것’들이 주로 소비된다고 전했다. 실제 버즈피드에서 개발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테이스티’ 동영상들은 어렵고 까다로운 요리법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쉽고도 현실적인 요리법을 간단한 동영상으로 소개해주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는 과거 ‘하부문화’로 불렸던 것들이 주류가 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규모의 인간적 유대감(Human Scale at Large)’이라고 말했다. 스웜(SWARM)과 같은 360도 크로스 플랫폼은 대규모의 인간적 유대감을 형성하는데 아주 좋은 도구가 되고 있다는 것. 

    프랭크 쿠퍼는 ‘광고주’와 협력하는 법에 대해서도 시간을 할애했다. 실제로 버즈피드는 광고주를 성공시키기 위해 광고주에게 다양한 도구를 제공하고 있으며, 버즈피드에서 집행할 광고를 직접 제작하거나 대행해주고 있다. 오늘날 콘텐트 소비자들이 가장 좋아할 만한 콘텐트가 무엇인지 알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 ▲ 복스미디어의 CEO 짐 밴코프 ⓒ뉴데일리경제
    ▲ 복스미디어의 CEO 짐 밴코프 ⓒ뉴데일리경제



  • 스포츠는 오늘날 가장 많이 소비되고 있는 콘텐트 중 하나다. 12일 마지막 세션에는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복스 미디어(Vox Media)의 CEO 짐 밴코프(Jim Bankkoff)가 단일플랫폼으로 다양한 스포츠 관련 콘텐트를 제공해 인기를 끌고 있는 복스 미디어를 소개함으로써 장차 미디어업계가 지향할 모델을 제시했다. 

    복스 미디어에서는 단순한 스포츠 중계에 그치지 않고 스포츠선수들의 진솔한 모습을 담은 스토리텔링을 통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밴코프는 오직 성공비결이 오직 콘텐트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복스 미디어에서는 광고 역시 콘텐트 품질 관리에서 열외가 아니다. 복스 미디어 스타일로 따로 제작해 광고주들에게 서비스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콘텐트 소비자들에게나 광고주에게나 그들에게 가장 잘 맞는 (relevant) 콘텐트를 제공한 것이 성공의 비결이며, 데이터나 기술과 같은 것은 양질의 콘텐트를 만들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밴코프의 신념이다. 그는 장차 가상현실 경험 등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현재 수없이 쏟아지고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 대다수는 그냥 사장되며, 중요한 것은 플랫폼이 아닌 콘텐트 그 자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