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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조양호 회장과 조종사노조의 SNS 댓글 공방이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지난 15일 조양호 회장의 SNS 댓글과 관련해 "항공사 CEO로서 자격 미달"이라며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조 회장은 지난 13일 대한항공 부기장 김모씨가 페이스북에 조종사가 비행 전 수행하는 업무가 많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자 "조종사는 GO, NO GO(가느냐, 마느냐)만 결정하는데 힘들다고요? 자동차 운전보다 더 쉬운 오토파일럿으로 가는데"라고 직접 댓글을 달아 논란이 됐다.
조종사노조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조 회장은 엉터리 지식을 가지고 거대한 항공사를 경영해왔다"며 "놀라움을 넘어 당황스럽고 창피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조는 조 회장은 SNS 댓글에서 "운항관리사가 다 브리핑해주고, 기상변화는 오퍼레이션센터에서 분석해 준다"고 적었는데 실제로는 운항관리사가 조종사에게 브리핑을 해 준 적이 없다고 노조는 지적했다.
또 "항공사의 핵심인력인 조종사의 업무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무능한 CEO는 대한항공 최고경영자로서 자격 미달임을 밝힌다"며 "경영진의 무능은 경영성적으로 드러난 지 오래"라고 주장했다.
대한항공의 부채율이 1000%가 넘고 영업이익이 늘어났음에도 당기순손실을 면치 못하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노조는 "조 회장은 이번 SNS 직원무시 발언을 통해 2천명이 넘는 조종사들에게 심리적 상처를 입혔다"며 "우리 조종사들은 무너진 자존심을 딛고 승리할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전날 "조 회장이 오랜 항공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첨단 비행장비의 발달과 운항통제센터의 지원으로 조종 근무 환경이 많이 개선됐다는 의견을 페이스북이라는 SNS 소통 채널에 개진한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대한항공 노사는 2015년 임금협상 결렬 후 노조가 쟁의행위에 돌입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사측은 '24시간 내 연속 12시간 근무규정'에 어긋난다고 주장하며 운항을 거부한 박모 기장에 대해 "비행 전 브리핑 시간을 3배 이상 지연시켜 고의로 항공기 출발을 늦췄다"며 파면 결정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김모 부기장이 비행 전 수행하는 절차가 얼마나 많은지에 대해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자 조 회장이 반박하는 댓글을 달았던 것이다.
한편 대한항공은 가방에 '회사는 적자! 회장만 흑자!' 등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부착한 조종사 21명을 16일 운항본부 자격심의위원회에 회부한다. 대한항공이 서울 남부지법에 낸 조종사노조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신청에 대한 심리도 같은날 열린다.
이어 오는 17일에는 조종사노조의 임금교섭 재개 결정에 따라 사측과 첫 상견례가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