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발행·올 3월 조기상환 ELS 대다수가 S&P500·유로스톡스50 기초자산금융당국發 H지수 쏠림 경고 영향 커…증권가 "결국은 H지수에 다시 눈돌릴 것"
  • 조기상환 ELS(주가연계증권)의 '대세' 기초자산이 바뀌고 있다.

    지난해 8월 금융당국이 주가연계증권(ELS)의 기초자산 쏠림 현상을 경고하며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 ELS 발행이 어려워지자 S&P500과 유로스톡스50 등 대체 수단들이 조기상환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월 들어 공모로 발행돼 6개월 이내에 조기상환된 170여개 ELS 가운데 대다수가 S&P500과 유로스톡스50 중 하나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이 108개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반면 H지수가 기초자산에 포함된 6개월 조기상환 ELS는 27개에 불과했다.


    이는 지금으로 부터 6개월 이전인 지난해 9월 ELS 발행 분위기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8월 말 금융당국의 H지수 ELS 발행 경고 이후 주요 증권사들은 변동성이 높은 H지수 발행비중을 줄이는 대신 미국과 유럽의 대표지수인 S&P500과 유로스톡스5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을 늘리기 시작했다.


    일본 니케이225지수와 독일 DAX30지수의 비중도 증가했다. 반면 지난해 9월을 기준으로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는 전월 대비 70% 이상 급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당국발 H지수에 대한 경고 당시, 대다수 증권사들은 H지수를 대체할 마땅한 지수가 없다며 반발했지만 대체수단을 빠르게 찾아 발행한 ELS 상품들에서 6개월 조기상환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평가기간을 6개월이 아닌 3개월이나 4개월로 줄인 상품들에서도 S&P500과 유로스톡스50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상품의 조기상환이 이어지고 있다.


    NH투자증권이 지난해 11월20일 S&P500과 유로스톡스50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11843호는 두 지수가 모두 이달 평가일까지 최초 기준가격의 85% 이상을 유지해 4개월 만에 조기상환 돼 2.09%의 수익을 실현했다.


    삼성증권도 S&P500과 유로스톡스50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12896, 12925호 등이 발행 3개월 만에 조기상환돼 1%대의 수익을 올렸다.


    다만 수익률은 H지수에 비해 낮았다.


    이달 들어 S&P500과 유로스톡스50을 기초자산으로 공모 발행해 상환된 ELS의 평균 상환수익률은 연 5.11%로 조사됐다. 또 KOSPI200과 S&P500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ELS의 평균 상환수익률은 4.6%로 나타났다.


    반면 H지수와 KOSPI200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해 상환된 ELS의 평균 상환수익률은 연 6.39%, H지수와 유로스톡스50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ELS의 상환수익률은 6.18%를 나타내 H지수를 뺀 ELS의 수익률이 낮게 나왔다.


    이에 따라 S&P500과 유로스톡스50 등 H지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기초자산들의 세대교체가 확실히 이뤄지지는 않았다는 분석과 함께 결국 ELS 시장은 다시 H지수로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증권사 파생상품전략 연구원은 "H지수는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녹인(원금손실구간진입)공포가 시작됐지만 이를 기초자산으로 투자하려는 수요는 여전하고, 사모 시장에서는 꾸준히 발행되고 있다"며 "바닥 다지기가 완료됐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 다시 투자금이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상환액 만큼 발행하는 규제에 따라 신규발행이 주춤한 상황이지만 상환된 물량이 이달 이후부터는 H지수 ELS로 상당량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