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덕 사장 긴급 기자회견리걸 이슈 해소 자신감대항 공개매수 박차"국민연금 믿고 기다리겠다"
  • ▲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이 22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김병욱 기자
    ▲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이 22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김병욱 기자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이 배임이 아니라는 법원이 판단이 나온 가운데 고려아연이 2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은 법원의 판단을 반기며 영풍·MBK가 고려아연을 "주당 66만원 헐값에 쉽게 회사를 빼앗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사장은 "MBK는 오직 거대자본만을 무기로 상대방을 기습적으로 밀어 붙여 돈이 되는 회사를 헐값에 약탈하는 기업사냥꾼일 뿐이고 고려아연의 사업과 가치를 분석하거나 평가하고 논할 전문성도 능력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MBK와 영풍이 연이은 가처분 신청을 일단 제기해 두고, 결정이 날 때까지 일방적 주장을 유포하며 시장에 온갖 불확실성과 혼란을 불어넣었다"며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은 주가조작, 사기적 부정거래 등 시장 교란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전날 고려아연이 지난 4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자사주를 주당 89만원에 공개 매수하는 것은 배임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MBK와 영풍은 고려아연의 수조원대 자사주 매입이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배임에 해당하며 이를 막아달라고 가처분 신청을 두 차례 신청했는데, 법원이 이를 모두 기각해 최윤범 고려아연의 손을 들어줬다. 

    사법 리스크 해소로 탄력이 붙은 가운데 고려아연은 국가 핵심기술이라는 명분을 통해 국민연금 등을 우군으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박 사장은 "국가 핵심기술 1차 검토가 됐으며, 2차 검토를 위해 자료 및 분석 요청을 받아서 자료를 제공 중이다"며 "국가기간산업으로서 개발해온 기술이기 때문에 희망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단하기 어렵지만 국정감사 때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의 말을 들어보면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과 수익률 제고 관점에서 (고려아연 분쟁을) 판단한다고 했으니 믿고 기다리겠다"고 부연했다. 

    박 사장은 자사주 소각도 기존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앞서 양측은 공개매수 가격을 번갈아 인상하며 최종적으로 MBK는 주당 83만원, 최 회장 측은 주당 89만원에 지분을 확보했다. MBK측이 예상보다 많은 지분 5.3%를 공개매수를 통해 확보하며 판도가 바뀌었다. 기존 지분에 더해 고려아연 지분 38.4%를 확보한 것. 

    법원이 MBK와 영풍이 낸 가처분 신청을 전날 기각하면서 고려아연 최 회장 측은 오는 23일까지 진행하는 주당 89만원의 자사주 공개매수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어 최 회장 측이 자사주를 얼마나 매입하든지 MBK가 지분에서 앞서는 구조는 바뀌지 않는다. 물론 자사주 매입 시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의 수를 줄여 상대 측의 지분 매입을 간접적으로 막을 수 있는 효과가 있다. 

    한편 당장 지분에서 앞서는 MBK와 영풍 측은 이르면 오는 24일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 고려아연 이사회 장악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종적으로 국민연금이 '캐스팅 보트(Casting Vote)' 역할을 맡게 될 예정이다. 최 회장 측이 자사주 공개매수에서 지분 20%를 모두 확보하고, 우호 지분 이탈이 없을 경우 지분율은 총 37.06%가 된다. 이는 MBK·영풍 지분 38.74%와 비슷한 수준이다.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 지분을 뺀 지분율은 최 회장 측이 46%, 영풍·MBK가 49%가 된다. 결국 고려아연 지분 7.83%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결정에 따라 이번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 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