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새벽 7월 30일 이후 첫 1380원 돌파… 1382.86원 찍고 하락안전자산 선호 증가… 금값랠리 이어져트럼프 2기 당선 기대감 고조… 인플레이션 자극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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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달러 환율이 지난 7월 말 이후 82일 만에 1380원대를 넘어섰다. 

    22일 새벽 원·달러 환율이 1380원을 돌파한 뒤 지속적으로 상승 시도를 하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이에 따라 달러·금·비트코인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리는 ‘트럼프 트레이드’가 외환시장에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새벽 한때 1380.20원까지 오른 환율은 조정을 거쳐 1378.80원으로 내려앉았다. 이후 장중(22일 9시 40분 기준) 순식간에 1382.86원까지 돌파하는 등 상승추세 속에서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11시 30분 현재 소폭 하락된 1378.83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에선 원·달러 환율이 1400원까지 상승할 거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과 디시전데스크HQ(DDHQ)는 자체 예측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52%로 전망했다. 이는 8월 말 이후 처음으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48%)을 앞선 수치다. 트럼프의 우세가 시장 불안을 심화시키며 외환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美 국채 금리 급등… 안전자산 선호도 증가

    미국 국채 금리의 급등은 달러 강세를 더욱 견고하게 하고 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19%를 기록하며 7월 26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으로 인한 시장 불안과 국채 발행 확대 전망이 영향을 미친 결과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주요 인사들도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하고 있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경제가 예상대로 발전한다면 정책 금리를 점진적으로 중립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1일(현지시간) 달러인덱스(DXY)는 103.97을 기록하며 지난 8월1일(104.4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22일 11시 30분 기준 103.782를 기록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역시 강세를 보인다. 21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물 금 선물은 온스당 2738.90달러에 마감하며 5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장 중 한때 2750달러까지 치솟으며 불확실성 속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2기… 겨우 잠재워진 물가 흔들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트럼프 2기 정부의 주요 경제 기조가 달러 강세를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2기는 △보호무역주의 강화 △대규모 국채 발행 △관세 인상 등을 핵심 정책을 제시했다. 그는 중국산 제품에 6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으며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 관세를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한 유럽 자동차 제조사에 고율 관세를 부과해 제조업체들을 미국으로 회귀시키겠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정책은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과 무역 갈등의 심화를 초래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달러 수요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2기 정부는 막대한 재정적자 해소를 위해 대규모 국채 발행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미국 국고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며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달러 강세를 부추기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 대선 불확실성은 국채 금리와 달러 강세를 더욱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