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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국내 매출 빅3 제약사의 성적표가 발표되면서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한양행이 1위를 차지했으며 뒤 이어 한미약품과 녹십자가 매출 성장에 성공한 가운데 한미·녹십자는 2분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개선 전망이 나오고 있어 전체 성적표를 두고 3사 간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제약업계 최초 1조 클럽에 가입한 유한양행은 올 1분기에도 우수한 성적를 올리며 1위 자리를 고수했다.
29일 금융감독원·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개별 재무제표 기준) 184억3500만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16.4%의 신장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 역시 각각 2742억4800만원, 549억6900만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13.8%, 62.9% 성장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원료 의약품 수출이 늘고 대표 품목인 비리어드(B형간염치료제), 트라젠타(당뇨병치료제), 트윈스타(고혈압복합제) 등이 고른 매출 성과를 보인 결과"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유한양행 전체 매출의 상당 비중이 다국적 제약사와의 코프로모션에 의한 것이란 점에서 자체 신약 무기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게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같은 기간 한미약품은 지난 1분기 총 256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19.4%의 성장을 보였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21억원) 대비 968.7% 증가한 226억원, 순이익은 152.8% 늘어난 410억원을 기록했다.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한미약품은 국내 영업과 북경한미약품이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아모잘탄(고혈압 치료제), 에소메졸(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등 국내 제품의 판매가 늘었고 중국 법인인 북경한미약품도 5% 성장하는 등 국내외에서 성적이 좋았다"며 "지난해 다국적사들과 체결한 8조원 규모 신약기술수출 수익도 일부 반영됐다"고 전했다. 한미약품은 1분기에 매출의 16.4%에 해당하는 422억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자했다.
녹십자는 유한양행과 한미약품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매출액(2458억원·14.7 ↑)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규모가 각각 109억원, 6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4.4%, 51.4%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녹십자 측은 영업이익 둔화에 대해 실질적인 영업 부진이 아닌 중남미 지역 정세 불안에 따른 입찰 지연과 R&D 투자·인건비 증가 때문이란 점에서 시장의 우려는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또 지난해 일동제약 주식 처분에 따른 지분법 평가이익 감소가 순이익 둔화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녹십자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다소 줄어든 해외 부문 매출은 국제기구 입찰에서 수주한 독감백신 수출분 반영 등으로 2분기부터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상위제약사들이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는 반면 중소제약사들의 경우 제품력 열세로 제약시장의 양극화가 심화하는 모양새다. 중소기업 간에도 사업다각화와 영업 방식에 따라 천차만별의 실적을 기록, 본격적인 양극화 현상이 전개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실제로 금감원 공시 자료를 바탕으로 한 주요 제약사의 지난해 매출 현황을 보면 동국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휴온스, 삼진제약, 대원제약, 환인제약, 대한뉴팜, 비씨월드제약 등 일반약ㆍ전문약 간판 제품이 있거나 수출ㆍ사업다각화,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한 일부 중견제약사들만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R&D 노력·성과로 인해 향후 해외 시장을 겨냥한 기업과 내수시장에 머무는 기업들 간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며 "약가인하, 리베이트 투아웃제 등 정부 규제 또한 경쟁력이 취약한 제약사들을 도태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