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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금 상한제 폐지 관련 주무처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최성준 위원장이 최근 상한제 조정 계획이 없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업계의 명암이 갈리고 있다.
마케팅 출혈 경쟁 뿐 아니라 '20% 요금할인'의 할인률이 오를까 '전전긍긍'했던 이통사들은 안도의 한숨을, 단말기 부담 완화로 판매가 증가할 것이라 기대했던 유통점들은 또 다시 '개점휴업' 상태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최근 국회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조정 계획이 없다"고 못박았다.
방통위 실무 해당국에서 관련 사안을 논의한 적은 있지만, 5인의 상임위원들이 전체회의에서 검토한 적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최 위원장은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화돼 있고 내년 9월까지 일몰조항으로 상한제가 명시돼 있어 일단 그때까지 현행대로 간다"고 밝혔다.
이에 이통사들은 한숨 돌렸다는 반응이다.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되면 단통법 이전처럼 마케팅 출혈 경쟁이 심화될 뿐 아니라, '20% 요금할인 제도' 할인율 역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이통사들의 비용부담이 더 커질 수 있었기 때문.
특히 단통법으로 제한된 보조금의 경우 제조사와 이통사가 공동으로 비용을 부담하지만, 20% 요금 할인제는 전적으로 해당 이통사가 지원하는 구조라 할인율이 높아지면 골머리를 앓을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통사 내부적으로는 '지원금 상한액 폐지'에 반대 기류가 형성되고 있었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사안에 반대하면 '눈에 가시'로 찍힐까 공식적 반대 입장 표명을 하지 못했던 이들에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알뜰폰 업계 역시 방통위의 이 같은 결정에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단통법 시행 후 이통사의 지원금이 법적으로 통제받으며 가격 경쟁력 있는 알뜰폰에 가입자가 상대적으로 몰렸으나,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되면 가입자 유치에 '비상등'이 켜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알뜰폰이 통신 시장 점유율 10%대에 머물며 성장세가 정체돼 있는 상황에서 상한제 유지는 업계에 한줄기 희망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래부에 따르면 알뜰폰의 올 1∼4월까지 이동통신시장 점유율은 1월 10.2%, 2월 10.4%, 3·4월 모두 10.5%로 '10% 문턱'에서만 맴돈 것으로 나타났다. 알뜰폰 가입자 수도 올해 1월 604만여 명, 2월 614만여 명, 3월 625만여 명, 4월 628만여 명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반면, 중소 휴대폰 유통점들은 "우리를 우롱한 처사"라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동안 단통법이 시행, 보조금이 통제되면서 통신사를 옮기는 것보다 한 통신사에서 장기우대 고객 서비스를 받는게 나아 점점 한 통신사의 상품만 파는 대리점에 소비자가 몰리며 유통점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였다.
유통점들은 상한액 폐지로 단말기 제조사와 지원금 경쟁이 불붙으면서 실구매 비용이 낮아지고 단말기 판매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으나, 그 기대감이 물거품이 돼 실망감이 컸다.
서울 마포 인근 상가의 한 휴대폰 A유통점 주인은 "더 저렴한 휴대폰을 구입하려는 것은 소비자들의 본능인데, 정부는 고객 접점 채널을 책임지고 있는 골목상권에서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켜줄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며 "가뜩이나 이통사들이 쉽게 단말기를 구매할 수 있도록 온라인 쇼핑몰 운영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개점휴업' 유통점들의 탈출구는 더욱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방통위의 이 같은 결정은 정책방향을 바꾸며 스스로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속셈"이라며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폐지를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중천 이통유통협회 이사는 "이용자 혜택 증대를 목적으로 시행된 법인데, 소비자들이 비싼값에 단말기를 구매하며 사실상 이용자들의 혜택을 없애고 있다"며 "지원금 상한제를 유지한다는 것은 앞뒤가 안맞는 처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원금 상한제를 일몰조항으로 만들었다는 자체가 만든 이들이 관련 조항에 대해 명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는 반증"이라며 "그런데도 이런 제도를 고수하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는 행위며, 이런 의미에서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하는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폐지시 통신기기 시장이 다시 정글로 바뀔 것'이라는 우려는 통신사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소비자 이익에 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