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반대하고 싶지만..."정부 눈밖에 날까 '전정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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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최근 휴대폰 공시지원금 상한액 규정을 조기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이통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되면 단통법 이전처럼 마케팅 출혈 경쟁이 심화될 뿐 아니라, '20% 요금할인 제도' 할인율 역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이통사들의 비용부담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이통사 내부적으로는 '지원금 상한액 폐지'에 반대 기류가 형성되고 있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사안이라 반대하면 '눈에 가시'로 찍힐까 공식적 반대 입장 표명을 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는 조만간 전체회의를 열어 공시지원금 상한제 조기 폐지에 관한 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규정은 오는 2017년 10월 자동으로 없어지는 일몰조항이었지만, 정부가 국민의 가계통신비 부담을 줄이고 침체된 국내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폐지 시기를 1년 앞당기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통사들은 출고가 이하의 범위에서 자유롭게 공시지원금을 책정할 수 있게 된다. 다시말해 이통사들이 지원금을 경쟁적으로 높여 가입자를 유치하는 행위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소비자들 입장에선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가격이 낮아지고 이통사들의 파격 할인 마케팅이 시작돼 반기는 분위기지만, 이통사들은 울상이다. 단통법 시행 후 마케팅비를 절감해 곳간을 두둑히 채운 이통사로서는 이제 곳간을 풀어 고객에게 나눠줘야 하는 상황에 몰렸기 때문이다.

    실제 이통사들은 최근 마케팅 비용 절감의 영향으로 실적 잔치를 벌였다.

    SK텔레콤은 1분기 마케팅비로 7170억원을 지출했다. 이는 전년 대비 1290억(15.3%) 감소한 수치며, 전분기대비 0.6% 줄었다.

    KT는 역시 마케팅 비용으로 6555억원을 지출했으며, 전년대비 7.4%, 전분기 대비 11.6% 감소했다. LG유플러스도 4777억원을 마케팅 비용으로 지출했는데, 이는 전년동기 대비 5.2%, 전분기대비 9.7% 줄어든 수치다.

    이와 함께 이통사들은 단통법이 시행되면서 또 하나 도입된 '20% 요금할인 제도'의 할인율이 높아질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되면 지원금 지급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정부가 20% 할인율 역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단통법으로 제한된 보조금의 경우 제조사와 이통사가 공동으로 비용을 부담하지만, 20% 요금 할인제는 전적으로 해당 이통사가 지원하는 구조라 이통사들이 달가울리 만무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참여연대 등 일부 시민단체에서 "독일 T모바일은 28.7%, 프랑스 오렌지는 33.3% 등 해외 통신사들은 우리보다 높은 요금 할인제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다"며 압박을 수위를 높이고 있어 이통사들의 고민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이유로 이통사들이 '지원금 상한액 폐지'에 반대의 뜻을 내비치고 있지만, 정부 눈밖에 날까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하지 않는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원금 상한액 폐지와 관련해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가 '아직 정해진바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곤 있지만, 업계에서는 지원금 상한제 폐지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라며 "단통법 이전처럼 마케팅 출혈 경쟁이일까 내부적으로 반대 기류가 크게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추진하는 사안이라 반대하면 '눈에 가시'로 찍힐까 공식적 반대 입장 표명은 하지 않고 있는 모양새"라며 "정부의 지원금 상한제 폐지 고심 기간이 이통사들에게는 '속앓이'를 하는 기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