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 진입·전체 바로 세우기는 오래 걸리고 객실부 손상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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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선체 정리 방식이 인양 후 객실부를 절단·분리해 바로 세운 후 작업하는 방법(객실 직립방식)으로 결론 났다고 해양수산부가 29일 밝혔다.
선체정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코리아쌀베지가 제안한 방식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선체 정리작업은 선체 내 미수습자를 수습하고 잔존물을 반출·분류·보관·처리하는 작업이다.
그동안 코리아쌀베지가 제안한 객실 직립방식이 알려지자 유가족과 4·16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선체 훼손에 반발하며 플로팅 독이나 육상에서 바로 세우는 대안 검토를 요구해왔다. 해수부는 지난달 27일 관련 분야 전문가 8명이 참여하는 기술검토 기획단(TF)을 구성해 기술적 타당성을 검토했다. TF는 △객실 직립방식 △인양 후 객실 분리 없이 수직으로 진입해 수습하는 방식(수직 진입방식) △선체를 육상에서 바로 세우는 방식(육상 직립방식) △선체를 수중에서 바로 세우는 방식(수중 직립방식) 등 총 4가지 방식을 검토했다.
검토 결과 객실 직립방식은 미수습자 수습에 60일쯤 걸려 가장 빠르고 안전한 방법으로 분석됐다. 객실 분리과정에서 화물칸 상단이 일시에 절단되지만, 이 부분이 외벽이고 사고 때 대부분이 영상으로 공개된 부분이어서 사고 원인 조사에 영향이 없다는 설명이다.
수직 진입방식은 대규모 절단은 피할 수 있으나 미수습자 수습에 120일쯤이 걸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작업자가 진입하거나 화물을 빼내기 위해 중·대규모 천공이 다수 수반된다. 추가 천공이나 내부 격벽 제거 때 절단면이 오히려 많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됐다. 선체가 옆으로 누워있어 작업여건(높이 22m, 폭 2.5m)이 열악하기 때문에 작업자의 안전사고나 일정 지연 우려가 큰 것으로 검토됐다.
육상 직립방식은 수습에 최소 150일쯤 걸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로 지적됐던 구조적 손상은 이론적으로는 없을 수 있다고 검토됐다. 바로 세우려면 국내 최대 규모 장비(1만톤급 해상크레인)를 동원해야 한다. 선체 무게를 줄이기 위해 외판 절단 후 화물을 먼저 빼내야 해서 준비 작업에만 최소 78일쯤이 걸린다는 계산이다. 세우는 과정에서 와이어(128가닥)로 말미암아 객실부가 손상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됐다.
수중 직립방식은 수습 기간이 163일쯤 소요되는 것으로 계산됐다. 육상 직립방식보다 동원장비의 규모가 작고 화물을 미리 빼낼 필요가 없다. 다만 유실방지를 위해 선체 측면 인양 후 측면의 개구부를 보강한 뒤 다시 가라앉혀 바로 세우는 과정이 필요하고 준비 기간이 91일로 길다. 와이어로 말미암아 객실부가 손상될 수 있다는 점이 단점이다. 수중 기상 상황이 석 달 이상 양호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도 한계로 지적됐다.
비용은 수직 진입방식과 객실 직립방식이 각각 40억원, 수중 직립방식은 105억원, 육상 직립방식은 동원 장비에 따라 138억~265억원이 드는 것으로 나왔다.
TF는 미수습자 수습의 적합성과 작업 기간, 선체 손상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객실 직립방식이 가장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해수부 관계자는 "선체 정리용역 입찰 과정에서 평가위원들로부터 객실 직립방식이 가장 적합한 것으로 평가됐지만, 유가족 요구를 수용해 기술검토를 벌였다"고 설명했다. 연영진 해수부 세월호선체인양추진단장은 "눕혀진 세월호는 아파트 9층 높이의 수직절벽으로, 2년 반 동안 침몰 상태로 있었기에 곳곳이 붕괴하거나 함몰할 우려가 있다"며 "선체 정리과정에서 안전사고 없이 9명의 미수습자를 하루라도 빨리 온전하게 수습할 수 있게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