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회장 광복절 특별사면 이후 첫 인사 단행외부영입 임원이 부회장 승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
  • ▲ CJ제일제당 김철하 신임 부회장.ⓒCJ그룹
    ▲ CJ제일제당 김철하 신임 부회장.ⓒCJ그룹

CJ가 대규모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이재현 회장의 8.15 특별사면 이후 첫 인사단행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오너 공백으로 위축됐던 조직을 추스리고, 정체된 인사를 해소하는 측면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 회장이 자리를 비운 동안 맡은 역할을 잘 수행한 인사에 대한 보상 차원인 셈이다.

12일 CJ그룹은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이사를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임원 50명에 대한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김철하 대표이사는 2007년 대상에서 CJ제일제당으로 자리를 옮겨 2011년부터 대표를 맡아왔다.

그는 오너 공백에 따른 비상경영에서 1등 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상경영위원회 멤버로 조직 안정화에 기여했다. 김 대표는 고려대학교 식품가공학 석사를 수료하고 서울대학교 미생물학 학사로 졸업한 이후 1997년부터 2006년까지 경쟁사인 대상에서 근무했다.

김 대표가 취임한 이후 CJ제일제당의 생명공학 부문 매출은 꾸준히 증가했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의 지난해 매출(연결 기준, CJ대한통운 제외)은 8조1522억원으로 김 대표가 취임하기 이전인 2010년의 5조7778억원보다 약 41% 증가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4539억원에서 5865억원으로 29.2% 늘어났다. 올 들어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2분기 매출이 전년대비 12.2% 증가한 2조 2062억원을 달성했다.

실적 상승에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발빠른 투자가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세계 1위 품목인 핵산(식품조미소재)과 라이신(사료용 아미노산)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면서 메치오닌(사료용 아미노산) 사업까지 본격화했다. 

김 대표는 취임 1년 후인 2012년 미국에 라이신 생산을 위해 3억 달러를 투자했다. 또 프랑스 아르케마사와 손잡고 말레이시아에 4억 달러 이상 투자한 8만톤 규모의 L-메치오닌 공장도 지난해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등 글로벌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번 김 대표의 인사는 그룹 공채가 아닌 외부 영입 임원이 중용됐다는 점에서 관련업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또 이 회장이 자신의 부재 시에도 불구하고 CJ제일제당의 실적 개선을 이끈 것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CJ그룹 측은 "지난해 정기임원인사에서 보류됐던 기존 임원의 승진을 시행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CJ는 물류를 총괄하는 박근태 CJ대한통운 공동 대표이사 총괄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계열사 CEO급에서는 김성수 CJ E&M 대표, 김춘학 CJ건설 대표가 각각 부사장에서 총괄부사장으로 승진하고, 허민호 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부문 대표는 부사장대우에서 부사장으로, 정문목 CJ푸드빌 대표는 상무에서 부사장대우로 각각 승진했다.

CJ주식회사에서는 신현재 경영총괄이 부사장에서 총괄부사장으로, 김홍기 인사총괄이 부사장대우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밖에도 부사장대우 12명, 상무 29명을 포함해 총 50명이 승진했다.

또한 그동안 공석이던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장에 강신호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부사장)를 임명하고, CJ프레시웨이 신임 대표이사에는 문종석 유통사업총괄 겸 영업본부장(부사장대우)을 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