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겟 증권사 리서치센터 등 관련부서 전원 휴대전화 압수3분기 어닝시즌·내년 증시전망 등 가장 바쁜 시기에 악재애널리스트 "사건만 터지면 잠재적 범죄자로 몰려"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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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한미약품 주식거래 의혹 수사를 시작하면서 일부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직원들이 휴대전화 없이 업무를 보고 있다.

     

    기업들의 3분기 실적발표가 잇따르고 있고, 내년 증시전망 보고서를 준비해야 하는 리서치센터나 고객들과 전화응대가 필요한 지점 직원들의 업무가 휴대전화가 없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사실상 마비됐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한미약품 기술수출 계약 파기 정보 유출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 회사 주식 공매도와 관련한 금융사 10여곳을 동시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은 주요 증권사는 물론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자문사 등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한미약품이 독일 제약업체 베링거잉겔하임과 계약한 8500억원 규모 기술수출이 해지됐다는 공시를 하기 전 주가 하락에 투자해 이득을 볼 수 있는 공매도 거래량이 많은 곳이다.


    압수수색은 19일 오전부터 시작돼 오후 7시에 끝났지만 이 과정에서 검찰은 일부 증권사 리서치센터와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 관련 부서 전원의 휴대전화는 물론 노트북이나 기록물들을 모두 걷어갔다.


    이번 압수수색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사전에 증권사에 매매 주문을 낸 투자자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조치란 점에서 관련정보가 휴대전화 문자나 통화, SNS 등을 통해 돌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검찰은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고 있으며, 검찰이 증권사 등 금융사 10여곳을 압수수색해 받아온 휴대전화만 160대에 이른다.


    160대에 달하는 휴대전화의 주인들은 주로 PBS 관련부서에 근무하는 직원들이지만 일부 증권사의 경우 리서치센터 소속 애널리스트 전원이 휴대전화를 압수당했다.


    휴대전화를 압수당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당시 검찰 관계자가 최소 일주일 이상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며 "한미약품을 커버하는 애널리스트의 휴대전화 뿐 아니라 리서치센터 전원이 휴대전화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제약 담당 애널리스트 뿐 아니라 타 산업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 모두가 휴대전화를 제출한 결과를 두고 당사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자신과 관련이 없는 기업에서 일어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을 이들은 가장 큰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섹터를 불문하고 휴대전화와 기록물을 전원 압수한 것은 과잉수사로 볼 수 있고, 사생활까지 당국이 조사한다는 우려도 나온다"며 "수첩까지 뒤지는 수사에 당혹감을 나타낸 애널리스트들도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3분기 기업들의 실적발표 시즌이 시작됐고, 2017년 전망 보고서 작성을 시작해야 하는 시점에서 휴대전화가 사라져 업무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자료가 방대해 대검찰청 포렌식센터에서 모두 분석할 수 없어 자체 포렌식센터와 함께 서울고검에도 보내 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으로부터 패스트트랙(조기 사건 이첩)으로 사건을 넘겨받았지만, 공매도에 어떤 세력이 가담했다는 추정만 가능한 정도라는 점에서 조사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