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412명 업무복귀, 파업 참여율 39.9% 홍순만 사장 "국민 참아주면 불합리 관행 타파… 경영권 회복 기회 삼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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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차.ⓒ연합뉴스

    철도노조 파업이 승객을 볼모로 이판사판 치킨게임으로 치닫고 있다. 노조는 대화 없이 정치권에 기대는 태도고, 사측은 이참에 노조 버릇을 고치겠다는 의중이어서 비난을 자초한다는 지적이다.

    21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오전 6시 현재 업무복귀자는 총 412명이다. 최대 파업참여인원 7742명의 5.3%에 불과하다.

    코레일은 20일 자정까지 업무에 복귀하라며 최후통첩한 상태였다. 최종 복귀명령을 내린 지난 17일 이후 나흘간 총 45명이 추가로 복귀하는 데 그쳤다. 복귀시한을 하루 앞두고 파업 기간 평균 복귀자 수인 17.2명보다 1.8배 많은 31명이 복귀했다.

    파업참여율은 21일 39.9%로 전날 40.1%보다 0.2%포인트 낮아졌지만, 파업 대오가 흐트러졌다고 보기에는 미미하다.

    코레일이 업무복귀를 최후통첩한 만큼 20일 전후 복귀자 추이는 이번 파업의 장기화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으로 주목됐다. 코레일도 파업 주동자 고소와 손해배상청구,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른 급여명세서 통보 등으로 노조를 압박했다.

    철도가 전통적인 강성노조인 데다 과거 장기 파업의 경험이 있어 시한 내 복귀자가 많지 않을 거라는 관측도 적잖았다.

    결과적으로 최후통첩 이후 총 45명이 복귀하는 데 그치면서 이번 파업이 장기화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철도 노사가 승객을 볼모로 치킨게임을 벌인다고 지적한다.

    홍순만 코레일 사장은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직원이 복귀하지 않더라도 6개월 이내에 화물열차 일부를 제외한 모든 열차를 정상화하는 계획을 마련하겠다"며 "이번 철도파업을 통해 철도노조의 불합리한 관행을 타파해 경영권 회복의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는 "철도노조는 노사가 풀어야 할 문제를 정치권을 오가며 노정관계로 풀려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며 "국민이 불편해도 참고 기다려주면 이번 기회에 철도노조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홍 사장은 "그동안 노조의 저항에 막혀 경영상 필요한 전보도 시행하지 못하는 등 경영권이 훼손됐다"며 "앞으로 기득권층인 운전·승무분야에 대해 다른 직렬과 교류를 활성화하고 집단 사업장 중심의 순환전보를 시행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국민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고 열차 운행 정상화보다 경영권 확대에 신경 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이 부분이 도마 위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은 이날 철도파업과 관련해 "국회에서 중재기구를 만들 테니 지켜보고 반영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홍 사장은 "왜 노사 문제에 정치권이 개입하냐. 외부에서 개입하니까 반복적으로 파업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답했다.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은 "공공철도의 파업은 노사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주승용 의원은 "홍 사장의 발언은 국민을 볼모로 (노조의) 버릇을 고치겠다는 투"라고 비판했다.

    노조가 대화를 거부한 채 국회 중재에만 매달리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는 견해다.

    김영훈 철도노조 위원장은 14일 국감에서 참고인으로 나와 "사측이 성과연봉제 강행을 유보한다는 게 확인되면 파업을 중단하겠다"면서 "국회가 중재해달라"고 말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지난 6월부터 대화를 요구했고 공식, 비공식 포함 18회쯤 만났다"며 "성과연봉제 도입과 관련해 우려하는 바가 있다면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방법과 평가 지표를 마련하기 위해 의견을 나누자고 했으나 노조는 도입 철회만을 요구하고 있어 대화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는다"고 전했다.

    성과연봉제가 모든 공공기관에 적용되는 정부 정책이어서 코레일이 독단으로 움직일 수 없는 처지인데도 도입 철회만을 주장하며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열차운행률은 파업 25일째를 맞으면서 82.8%까지 낮아졌다. 코레일은 이날 오전 6시 현재 KTX와 통근열차는 정상 운행하지만, 수도권 전철은 평소의 88.4%, 새마을호는 57.7%, 무궁화호는 62.0%, 화물열차는 45.0% 수준에서 운행할 예정이다.

    코레일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파업이 장기화하더라도 KTX 100%, 수도권 전철 85%, 일반열차 60%, 화물열차 30% 수준에서 열차운행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