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 KTX 5만9800원·SRT 5만2600원·프리미엄 버스 4만4400원SRT "10% 저렴" vs 프리미엄 버스 "160° 누워가기" vs KTX "탈수록 마일리지"
  • ▲ 수서발 고속철도(SRT).ⓒ㈜SR
    ▲ 수서발 고속철도(SRT).ⓒ㈜SR

    철도 노조의 최장기 파업 속에 철도와 고속버스의 치열한 고객 유치 경쟁이 전면전을 예고하고 있다.

    다음 달 중순 수서발 고속철도(SRT)가 개통하고 이달 25일부터는 도입이 지연됐던 프리미엄(초우등형) 고속버스가 운행에 나서며 공세를 펼 예정인 가운데 KTX가 얼마나 선방할지 관심이 쏠린다.

    4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철도 노조 파업이 이날로 39일째를 맞았다. 열차 운행은 이날 오전 6시 현재 평소의 81.8% 수준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KTX와 통근열차는 평소처럼 정상 운행한다.

    수도권 전철은 2052대에서 1798대로 줄어 평소의 87.6% 수준에 그친다. 새마을호는 52대에서 30대, 무궁화호는 271대에서 168대로 줄어 운행률이 각각 57.7%와 62.0%에 머물 전망이다.

    화물열차는 평소 249대에서 98대로 줄어 39.4% 수준으로 운행한다.

    파업참가율은 39.7%로 큰 변화가 없다. 직위해제자는 총 252명이다.

    코레일은 오는 10일 김영훈 철도노조위원장과 5개 지방본부장 등 6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장기파업에 대한 책임을 물어 파면이나 해임 등 중징계가 예상된다.

    코레일은 파업 장기화로 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 외부 환경변화에도 직면해 있다.

    우선 KTX보다 낮은 가격과 높은 서비스를 내세운 SRT가 다음 달 개통 예정이다. SRT는 현재 실제 운영상황과 유사한 조건에서 영업시험 운전을 진행 중이다.

    SRT의 최대 무기는 KTX보다 운임은 낮지만, 고품질의 서비스는 유지한다는 데 있다. SRT 기준운임은 KTX보다 평균 10% 싸게 책정됐다. 서울(수서)~부산은 일반실 기준으로 5만2600원, 서울(수서)~목포는 4만6500원이다.

    장거리·정차역 할인과 온라인 구매 할인(1%) 등을 적용하면 서울~동대구, 서울~광주송정 구간은 각각 3만7400원과 4만700원으로 KTX보다 최대 14%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서울~부산은 각종 할인 혜택을 망라하면 최저 5만1700원까지 내려간다.

    특실요금은 기준운임보다 45% 높은 수준이다. 서울~부산 7만6300원, 서울~목포 6만7400원이다.

    SRT 운영사인 ㈜SR 관계자는 "국가유공자, 장애인, 노인 등에 대해 다양한 할인제도도 도입했다"며 "전라선, 경전선, 동해선 고객도 SRT로 갈아타면 기존 고속열차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SRT는 다양한 승객 편의시설도 갖췄다. 모든 좌석에는 노트북 등을 놓을 수 있는 접이식 탁자와 220V 전원 콘센트, 시력 보호를 위한 미색 LED 조명을 설치했다. 좌석 간격은 960㎜다. 무릎공간은 KTX-산천보다 57㎜, KTX보다 75㎜가 넓다.

    무선인터넷 용량은 특실은 100메가바이트(MB), 일반실은 50MB로, KTX와 비교해 2배쯤 크다. 4G 모뎀을 사용해 속도도 8배쯤 빠르다.

    SRT 개통은 코레일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윤영일 의원이 코레일로부터 받은 2017년 영업손익 전망을 보면 SRT와 경쟁하려고 KTX 주중 운임을 10% 낮추면 1013억원, 주중·주말 운임을 모두 인하하면 1704억원의 적자가 각각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코레일이 현행 운임 체계를 유지해도 331억원의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대한교통학회가 2013년 발표한 수도권 고속철도 운영 관련 수송수요예측 연구의 전망치를 근거로 산출했다. 수송수요예측은 SRT가 개통하면 1일 평균 기존 KTX 이용객 3만5000여명이 SRT를 이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 ▲ 프리미엄 고속버스 내부.ⓒ국토부
    ▲ 프리미엄 고속버스 내부.ⓒ국토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도로 위 1등석'이라 불리는 프리미엄 고속버스도 이달 25일부터 본격적인 운행에 나선다.

    고속버스운송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그동안 현대자동차 파업으로 차량 도입에 차질이 빚어졌던 프리미엄 고속버스가 오는 25일부터 서울~부산 노선에 12대, 서울~광주 노선에 15대를 각각 투입한다.

    서울~부산은 금호·동양·삼화·중앙·천일·한일고속이 각각 2대를 투입해 1일 12회 운행한다. 서울~광주는 금호가 12대, 중앙이 3대를 투입해 1일 20회 승객을 실어나른다.

    요금은 서울~부산 4만4400원, 서울~광주 3만3900원이다. 각각 3만4200원, 2만6100원인 우등버스 요금보다 1.3배쯤 비싸지만, KTX보다는 저렴하다. KTX는 이 구간 요금이 각각 5만9800원, 4만7100원이다.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좌석 수가 운전석 포함 총 21석이다. 좌석은 최대 160도(°)까지 뒤로 젖혀진다. 뒤쪽에서 에워싸는 보호쉘과 옆좌석 가림막(커튼)으로 최대한 독립된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지난해 국내 30대 남성의 평균 키가 173.7㎝인 점을 고려할 때 좌석 발판까지 펼치면 웬만한 성인 남성이 거의 누운 자세로 탈 수 있다.

    좌석에는 접이식 테이블과 개별 모니터, USB 충전단자 등이 설치됐다. 인터넷 무선접속을 위한 와이파이(Wi-fi)도 서비스된다.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안전에도 신경을 썼다. 앞차와의 추돌을 방지하는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AEBS)을 국내 최초로 적용했다. 차선 이탈 경보장치(LDWS)와 차량자세 조절장치(VDC)도 도입했다.

  • ▲ KTX 산천.ⓒ연합뉴스
    ▲ KTX 산천.ⓒ연합뉴스

    코레일은 단골을 잡기 위해 지난달 11일부터 할인제도를 손본 상태다. 대표적인 게 이용 실적에 따라 혜택을 주는 마일리지 도입이다.

    KTX 마일리지는 결제금액의 5%를 기본으로 적립한다. 코레일이 지정하는 승차율 50% 미만의 '더블적립 열차'는 10%를 적립금으로 돌려준다. 더블적립 대상 열차는 전체의 3분의 1 정도로, 코레일 홈페이지나 코레일톡 애플리케이션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코레일은 선급형 교통카드 '레일플러스'로 결제하면 1% 추가 적립 혜택을 준다.

    마일리지는 열차표 구매는 물론 전국 역사 내 738개 매장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KTX 마일리지는 항공·쇼핑몰 등과 달리 최소금액 제한이 없어 1원이라도 현금처럼 쓸 수 있다"며 "비수기·성수기, 평일·휴일에 차등 없이 이용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한편 항공편은 대한항공의 경우 서울(김포)~부산(김해)이 일반석 기준으로 평균 6만5000원선이다. 소요 시간은 55분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