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업계 "매출 타격 등 실질적 영향은 없을 것" vs "이미지 타격, 직원 사기 저하 우려"
  • ▲ '최순실 화장품'으로 불리는 '존제이콥스' 매장. ⓒ공준표 기자
    ▲ '최순실 화장품'으로 불리는 '존제이콥스' 매장. ⓒ공준표 기자

    경기 불황 속에서도 나홀로 호조세를 보였던 면세점업계가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행여나 사업에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순실 모녀가 단골인 것으로 알려진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만든 화장품 브랜드 '존제이콥스'가 서울 주요 면세점 입점 특혜 의혹을 받으면서 최순실 사태가 면세점 업계 전체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면세점 업계는 고객의 80% 이상이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이기 때문에 당장 매출 타격이나 시장 축소 등의 실질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심각한 이미지 타격과 함께 직원들의 사기 저하가 우려돼 마냥 안심할수는 없기 때문이다.

    '최순실 화장품'으로 알려진 '존제이콥스'를 온·오프라인 매장에 입점시킨 신세계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측은 "특혜 입점이 아니라 국내 중소 뷰티 브랜드 육성 차원에서 다양한 브랜드와 함께 입점시켰다"고 해명했지만 최순실 사태와 함께 언급되는 상황 자체를 상당히 부담스러워했다. 

    실제로 최근 뉴데일리경제가 '존제이콥스' 매장 사진 촬영을 위해 서울의 한 시내 면세점을 방문했을 당시, 매장 관계자는 물론 보안담당 직원까지 나서 이를 강력하게 제지하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신세계와 신라, 롯데, SK네트웍스, 현대 등 면세점 업계는 "최순실 사태가 면세 사업에 미칠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는 공통된 의견을 보이면서도 기사 내 실명 언급은 모두 꺼려했다.

    익명의 한 관계자는 "최순실 성형외과, 최순실 화장품이 면세점과 엮이면서 내부적으로 상당히 난감하고 힘들다"면서 "언론 보도 이후 다양한 매체에서 방문해 매장을 촬영하고 취재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직원들도 상당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메르스 사태에도 불구하고 국내 면세점 업계 매출 신장률은 10% 이상을 기록하는 등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하며 분위기가 좋았다"면서 "올해도 면세점 시장 규모가 10조원 이상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갑자기 터진 최순실 사태 때문에 악영향을 받지는 않을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오는 12월달로 예정된 3차 면세점 입찰을 두고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입찰 참여 업체 중 현대를 제외한 롯데, 신라, 신세계, SK네트웍스가 모두 최순실 게이트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최순실 게이트 핵심으로 불리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총 115억원, SK네트웍스는 모기업인 SK를 통해 총 111억원, 신라는 삼성을 통해 총 204억원, 신세계는 총 5억원의 대가성 기부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중 신세계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최순실 화장품인 '존제이콥스'를 입점시켰다. 

    관세청은 향후 관할 세관의 서류 및 현장실사, 특허심사위원회 심사 등을 거쳐 오는 12월 대기업 사업자 3곳, 중소·중견 기업 1곳의 사업자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면세점 업계는 입을 모아 "3차 면세점 입찰은 최순실 사태와 전혀 관계없이 공정한 심사 기준을 바탕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지만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출연금의 대가성 여부가 검찰 조사에서 밝혀질 경우 그 후폭풍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순실 사태가 면세접 시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는 보지 않지만 현재 검찰 조사가 진행중인 만큼 정확한 사실 관계가 밝혀지게 되면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3차 면세점 입찰이 한달도 남지 않은 상황인만큼 민감하게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