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와우멤버십’ 가격인상에도 고객 수 오히려 늘었다쿠팡 3Q 매출 10.7조원… 분기 사상 최대 규모 경신‘탈팡’ 수요 겨냥한 이커머스 업계, 오히려 격차 벌어져
  • ▲ 쿠팡 대구 물류센터.ⓒ쿠팡
    ▲ 쿠팡 대구 물류센터.ⓒ쿠팡
    결국 ‘탈팡(탈퇴 쿠팡)’은 없었다. 쿠팡이 지난 8월 유료 회원제 ‘와우 멤버십’의 가격인상에도 불구하고 3분기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했기 때문이다. 지난 8월부터 이른바 ‘탈팡’ 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프로모션에 총력전을 펼쳐온 이커머스 업계 입장에서는 오히려 격차만 더 벌어졌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6일 쿠팡은 실적발표를 통해 3분기 매출이 10조6900억원(78억6600만달러·분기 평균환율 1359.02)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늘어났다고 밝혔다. 달러 기준으로 성장률은 27%다. 이는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던 2분기를 뛰어넘는 규모다.

    수익성도 개선됐다. 3분기 영업이익은 1481억원(1억9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늘었다. 지난 2분기 영업손실 342억원으로 적자전환 이후 한 분기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이같은 성적표는 이커머스 업계에 적잖은 충격이 될 전망이다. 주요 이커머스 업계가 지난 8월부터 ‘탈팡’ 수요 흡수를 위한 과감한 프로모션을 진행해왔기 때문이다. 당시 쿠팡은 ‘와우멤버십’의 가격을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 인상한 바 있다. 이에 따른 쿠팡 탈출 행렬도 본격화 되리라는 것이 이커머스 업계의 관측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딴판이었다. 쿠팡의 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등 프로덕트 커머스 부분 활성고객은 225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전 분기보다도 80만명 가량 늘어난 규모다. 특히 고객의 1인당 고객 매출은 43만2160원(318달러)으로, 전년 대비 8%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기여한 것은 ‘충성고객’이었다. ‘와우 멤버십’의 주문 빈도는 비회원 고객에 9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가입기간이 오래된 ‘와우 멤버십’일수록 신규 회원에 비해 매출이 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와우멤버십’의 가격인상이 ‘탈팡’은커녕 오히려 충성도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는 최근 치열해지는 이커머스 경쟁과 소비침체로 인해 부진을 면치 못하는 이커머스 시장 전반에도 적지 않은 충격이 될 전망이다. 파격적인 멤버십 제도, 프로모션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독주를 꺾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직 주요 이커머스 업계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쿠팡의 성장세에는 크게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구축한 ‘로켓배송’ 경쟁력을 대체하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만 다시한번 증명됐다”며 “다만 국내 택배사와 익일배송, 당일배송 서비스를 앞다퉈 선보이는 만큼 경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쿠팡의 주가는 이날 실적발표 직후 미국 뉴욕거래소 에프터마켓에서 전일 대비 8.7% 하락한 24.5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3분기 당기순이익이 869억원(64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7% 감소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