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5월, 신라 8월에 '존제이콥스' 매장 입점면세접 측 "중소 뷰티 브랜드 육성 차원일 뿐, 특혜 아냐" 부인업계 "처음 듣는 브랜드, 면세점 입점 상식적으로 이해 불가"
  • ▲ 서울 신라면세점에 입점한 '존제이콥스' 매장. ⓒ공준표 기자
    ▲ 서울 신라면세점에 입점한 '존제이콥스' 매장. ⓒ공준표 기자

    최순실씨 모녀가 단골인 것으로 알려진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만든 화장품 브랜드 '존제이콥스'가 면세점 입점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존제이콥스'는 최순실 모녀가 다닌 한 성형외과에서 론칭한 브랜드로 신세계면세점과 신라면세점에도 입점하고 올해 청와대 설 선물세트로 선정되는 등 과도한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국내의 한 화장품 업체 관계자는 "화장품 업계에 수년째 일하면서 존제이콥스라는 브랜드는 오늘 뉴스를 통해 처음 들었다"면서 "이런 브랜드가 존재하는지조차 몰랐는데 유명 면세점에도 입점돼 있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연매출 1000억원이 넘고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화장품 브랜드도 콧대 높은 면세점 입점에 애를 먹는데 이름도 모르는 브랜드가 주요 면세점에 모두 입점된 것이 황당하다"면서 "화장품 업계 전문가도 모르는 브랜드가 청와대 설 선물세트로 들어간 것도 황당하고 모든 것이 의문 투성"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화장품 브랜드가 면세점에 입점하는 것은 낙타가 바늘 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로 꼽힌다. 특히 이름 없는 신생 브랜드일 경우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지난 5월 연매출 2800억원에 달하는 화장품 업체인 네이처리퍼블릭은 롯데면세점 입점을 위해 20억원대의 로비를 한 정황이 포착돼 홍역을 치른바 있다.



  • ▲ (위)신세계면세점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한 존제이콥스, 신라면세점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한 존 제이콥스. ⓒ각사 홈페이지 캡처
    ▲ (위)신세계면세점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한 존제이콥스, 신라면세점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한 존 제이콥스. ⓒ각사 홈페이지 캡처


    이같은 상황에서 '존제이콥스'는 너무 쉽게 주요 면세점에 입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18일 신세계면세점은 '존제이콥스'를 온라인과 명동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시켰다.

    신세계면세점 측은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을 오픈할 때 3K 전략으로 뷰티와 캐릭터, 아트를 내세우면서 다양한 K뷰티 브랜드를 입점시켰다"면서 "당시 90여개 다른 브랜드들과 함께 존제이콥스도 입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존제이콥스 입점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만약 특혜가 있었다면 매장을 크게 내거나 유리한 자리에 배치 했겠지만 다른 기타 브랜드와 동일한 조건과 수준으로 입점했다"고 밝혔다.

    신라면세점은 8월께 '존제이콥스'를 온라인과 서울 신라호텔 내 신라면세점 오프라인 매장에 들였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신라면세점은 중소·중기 브랜드 육성 차원에서 가매장 형태로 다양한 국내 브랜드를 입점시켜 운영하고 있다"면서 "해당 브랜드도 그 중 하나일 뿐 특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3~6개월 정도 고객 반응을 살핀 뒤 인기가 좋으면 정식 매장으로 운영하거나 성과가 좋지 않으면 철수하게 된다"면서 "해당 브랜드도 같은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 ▲ 서울 신라면세점에 입점한 '존제이콥스' 매장. ⓒ공준표 기자
    ▲ 서울 신라면세점에 입점한 '존제이콥스' 매장. ⓒ공준표 기자


    업계의 관계자는 "이름 모를 뷰티 신생 브랜드는 국내에 수백개가 넘는데 그 중 유명 면세점에 입점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라면서 "듣도 보도 못한 브랜드가 뚜렷한 성과나 실적없이 면세점에 입점했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신세계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각각 모기업인 신세계그룹과 삼성그룹을 통해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으로 알려진 미르재단 및 K스포츠재단에 수억원의 출연금을 냈는데 공교롭게도 두 곳 모두 지난해 신규면세점 특허를 취득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서도 정확한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존제이콥스'를 만든 성형외과의 김 모 원장은 지난해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순방 행사에 동행하고 최순실이 다닌 교회에서 강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9월 1일 발표한 박근혜 대통령의 라오스 방문에 동행할 경제사절단 명단에 김 모 원장이 포함 돼 있다. 대기업과 공공기관·단체, 중소·중견기업 등 총 81개사가 포함됐으며 김 모 원장은 '바이오컨셉' CEO 신분으로 경제사절단에 포함돼 순방에 동행했다.

    김 모 원장은 최 씨와의 친분을 이용해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난 7월에는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외래교수로 위촉되는 등 각종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 김 모 원장이 운영하는 성형외과는 문을 닫은 상태이며 존제이콥스 측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의혹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