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정치권 저항에도 꿋꿋이 위성호 사장 선택BNP파리바 승계 모델 적용, 차기 CEO 후보군 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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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데일리
신한금융지주의 차기 회장과 은행장 선임이 마무리됐다.
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시민단체의 검찰 고발과 정치권의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신한금융지주는 어떠한 흔들림 없이 순리대로 절차를 밟아 갔다.
이 같이 신한금융지주가 작은 소음을 막을 수 있었던 이유는 잘 짜여진 CEO승계프로그램 때문이다.
신한금융지주는 과거 ‘신한 사태’로 최고 경영진 3명을 동시에 잃는 등 비싼 교육료를 지불한 바 있다.
사태가 컸던 만큼 상처는 아직도 남아 있어 시민단체와 정치권이 일부 CEO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낸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신한금융지주는 ‘제2의 신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2011년 씨티그룹, BNP파리바, GE, 미츠비시UFJ 등 해외 사례를 참고하며 CEO승계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중 BNP파리바의 승계 프로그램을 모델로 현재 신한금융지주만의 CEO승계프로그램을 구축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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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NP파리바의 승계프로그램 사례.ⓒ신한금융지주
BNP파리바의 경우 1명의 그룹 회장 외 2명의 COO(최고운영책임자)를 차기 CEO 후보군으로 인정한다.
COO는 각 사업부문 3개를 담당하며 현행 CEO 임기 만료 6개월 전까지 경험과 실적을 쌓는데 주력한다. 이후 이사회 의결을 거쳐 2명 중 한 명을 차기 CEO로 선임하는 절차를 밟는다.
회장과 CEO간의 역할 분담은 지난 2002년 5월 3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개정된 BNP 파리바의 정관에 따라 가능해졌고, 당시 회장 겸 CEO를 맡고 있던 미셸 페베로에 의해 2003년 6월 1일부터 시행됐다.
실제 BNP파리바는 지난 2011년 미셸 페베로(Michel Pebereau) 회장의 후임으로 보두앵 프로(Baudouin Prot), CEO는 쟝-로랑 보나페((Jean-Laurent Bonnafe)를 각각 선임했다.
최고 경영진 교체로 인한 경영 공백은 발생하지 않았고 승계 과정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졌다.
신한금융지주 역시 2015년 은행장 선정 과정에서 조용병 은행장과 위성호 사장을 주요 후보로 붙이며 경쟁관계를 부추겼다.
그러나 이 경쟁은 시기와 질투가 아닌 협업과 발전이라는 긍정적인 경쟁을 유발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은행, 카드사 모두 지난 2년 동안 만족할만한 성과를 보이며 현재 신한금융지주가 리딩뱅크로 자리잡는데 큰 공헌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동우 회장의 후임으로 가장 많이 거론됐던 인물이 조용병 신한은행장과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이라며 “경쟁 관계라 해서 꼭 승자와 패자가 있는 게 아니다. 서로 그룹의 발전이라는 비전 앞에 동반자로서 선의의 경쟁자도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신한금융지주가 보여준 사례다”고 평가했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이번 인사에 대해 ‘최강의 팀’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동우 회장은 “두 사람 모두 젊은 시절부터 30년 이상 지켜봐 왔다. 각각 어떤 특징과 리더십이 있다는 것을 잘 안다. 오늘 결론이 신한이 구상할 수 있는 ‘최강의 팀’이다”고 말했다.
한동우 회장은 올해 ‘원-신한’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조용병 회장 내정자와 위성호 사장이 보여줄 하모니가 어느 떄보다 중요해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