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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가 2009년 노조의 평택공장 옥쇄파업 이후 9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매출액 3조6285억원, 영업이익 279억원, 당기순이익 581억원을 기록한 것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2015년 358억원 적자에서 638억원 증가한 279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쌍용차가 그동안 힘들게 보내온 시간을 돌이켜보니 본인도 가슴이 뭉클하다. 당시 쌍용차 옥쇄파업 상황을 여러차례 기사화했던 기자로서 더욱 그렇다. 이처럼 쌍용차의 2016년 경영실적은 아주 의미있고 감격스러운 성과이다.
이유일 부회장이 회생을 위한 기반을 다졌고, 이어 최종식 사장이 흑자전환을 구현했다. 무엇보다 달라진 노사문화가 오늘의 쌍용차를 만든 가장 큰 원동력이다. 경영진을 비롯한 임직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똘똘뭉칠 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교과서 같은 교훈을 다시 한번 입증한 셈이다.
대주주인 인도의 마힌드라그룹도 쌍용차 재건을 위해 투자와 신뢰를 아끼지 않았기에 마땅히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다. 중국의 상하이차 먹튀 논란으로 마힌드라에도 곱지 않은 시선이 있었지만, 우직하게 버텨낸 점을 높이 평가할 만 하다.
하지만 야권 대선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의 발언을 돌이켜보니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쌍용차의 실적 발표가 있기 하루전인 14일 밤에 진행된 SBS 대선주자 국민면접에서 이재명 시장은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현재 복역 중인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사면시켜 고용노동부 장관에 발탁시키겠다고 밝혔다.
다소 위험한 발상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하루 뒤 쌍용차가 9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등골이 오싹해졌다.
당시 노조는 구조조정에 반대, 77일간의 옥쇄파업으로 사실상 쌍용차를 만신창이로 만들었다. 한상균 전 위원장은 당시 옥쇄파업을 주도했던 노조지부장이었다. 이재명 시장은 그런 사람을 고용노동부장관에 앉히겠다는 것이다.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회사를 살려보겠다고 9년 동안 피땀 흘려 일한 4800여명의 임직원들 노력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겠다는 것인가. 대한민국 모든 기업들이 노조의 파업으로 파행으로 치닫아 제2, 제3의 쌍용차를 재현하겠다는 것인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쌍용차 직원들은 이재명 시장의 이 같은 발언에 분노하며 어처구니 없어 하고 있다. 정치인들의 무차별적 공약으로 치부하며 크게 의미부여 하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더 이상 정치 논리에 휘둘리지 않기를 바라고 있을 뿐이다.
이재명 시장은 쌍용차 임직원들이 힘들게 이룩한 의미있는 성과가 퇴색되지 않도록 신중한 행보를 이어가길 바란다. 2009년 옥쇄파업의 흑역사를 노동운동의 혁명으로 포장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