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삼성바이오 바이오시밀러 파트너사로 미국 시장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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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매출 최상위권을 다투는 제약사들이 다국적제약사의 제품 도입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일은 이제 익숙한 상황이다.
그런데 지금 미국에선 우리가 개발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글로벌 공룡제약사가 판매하는 낯선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화이자와 머크의 얘기다.
자가면역질환치료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로 셀트리온은 '램시마'(미국 판매명: 인플렉트라)를 지난해 11월부터 미국 판매에 들어갔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렌플렉시스'를 허가받아 하반기 판매를 앞두고 있다.
레미케이드는 류마티스관절염, 크론병, 궤양성관절염 등에 쓰이며 지난해 전세계 시장에서 82억달러(약 9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셀트리온의 램시마는 미국에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로는 처음 판매를 시작했으며, 현지 판매는 화이자가 맡고 있다.
화이자의 1분기 실적에 따르면 램시마의 미국 내 매출은 1700만달러(약 192억원)으로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400만달러(약 45억원) 대비 300%이상 늘었다.
화이자는 램시마의 유럽 판매도 맡고 있는데, 셀트리온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출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는 자체적으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임상을 완료했지만 셀트리온과의 계약에 비경쟁조항이 포함돼 있어 유럽 판권을 산도스에 매각했다.
화이자로서는 한발 늦은 자체 개발 제품 판매보다는 유럽시장에 먼저 안착한 램시마를 통해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의 임상경험과 마케팅 노하우를 축적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미국 FDA 허가를 받으면서 램시마와의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미국 파트너사가 머크라는 점이다.
레미케이드는 존슨앤드존슨의 전문의약품 회사 얀센이 개발했지만 미국 판매는 머크가 맡고 있다. 오리지널을 판매하는 머크가 바이오시밀러까지 판매하게 되는 셈이다.
머크의 1분기 실적에 따르면 램시마 등 바이오시밀러 출시 영향에 따라 레미케이드의 매출은 2억2900만달러(2589억원)로 전년 동기 3억4900만달러 (3947억원) 대비 34% 감소했다.
결국 미국시장에서의 국산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마케팅 싸움은 화이자와 머크의 대결 구도가 됐다.
결과를 떠나 화이자와 머크가 국산 제품의 유통·판매를 통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발을 디딘 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바꿔 말하면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대표로 한 국내 바이오기업의 바이오시밀러 개발 수준이 글로벌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