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금리-전·월세 상승 속 가계 부담 '복합 압박'담배 4500→1만원 거론 … 주류 부담금 도입까지 확산소비 억제·기금 확충 목적 … 가격·광고·유통 규제 동시 강화복지부 "현재 검토 안 해" … 중장기 방향 재확인 속 정책 타이밍 논란
  • ▲ 서울시내 한 편의점의 담배 판매대. ⓒ연합뉴스
    ▲ 서울시내 한 편의점의 담배 판매대. ⓒ연합뉴스
    전·월세와 금리, 생활물가 상승에 이어 담배와 술 가격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가계 부담이 전방위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고금리·고물가 국면에서 생활 밀착품목 가격까지 자극할 수 있는 정책 방향이 제시되면서 체감물가 압박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최근 국민건강증진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제6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2026~2030)'을 확정했다. 계획에는 담배에 부과되는 국민건강증진부담금 인상과 함께 주류에 대한 신규 부담금 도입 검토가 포함됐다.

    담배가격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에 맞춰 인상하는 방향이다. 현재 4500원 수준인 담뱃값은 OECD 평균 9869원을 고려할 때 1만원대까지 오를 가능성이 거론된다. 2015년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인상된 이후 10년 가까이 가격이 동결된 점을 고려하면 인상폭은 상당할 전망이다.

    정부는 가격 인상과 함께 표준 담뱃갑 도입, 가향 물질 금지, 전자담배 광고·판촉 제한 등 규제도 병행해 성인 흡연율을 남성 25%, 여성 4%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단순 가격조정이 아니라 흡연환경 전반을 통제하는 정책 패키지다.

    주류 역시 규제대상에 포함된다. 정부는 주류 소비를 줄이기 위해 건강증진부담금 부과를 검토하는 동시에 온라인 '술방(술 마시는 방송)' 등 음주를 조장하는 콘텐츠 관리와 주류 광고 규제 확대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현재 담배에만 적용되는 부담금 제도를 주류까지 확장하는 방향이다.

    정부는 이 같은 정책을 통해 소비를 억제하고 국민건강증진기금 재원을 확충하겠다는 방침이다. 건강수명 73.3세(남성 71.4세·여성 75.0세) 유지와 건강 격차 축소도 목표로 제시됐다.

    다만 문제는 시점이다. 현재 가계는 이미 금리와 주거비 부담에 직면해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5개월 연속 상승했고, 주요 시중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 상단은 최근 7%를 넘어섰다. 3년 5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금리 상승은 곧바로 가계 이자 부담으로 이어진다. 저금리 시기에 대출을 늘렸던 차주들은 원리금 상환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주담대 연체율도 상승하면서 금융부담 확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1월 전국 주담대 연체율은 0.29%로, 전월 0.27%보다 0.2%p 뛰었다. 서울 지역 주담대 연체율은 0.32%에서 0.35%로 올랐다.

    여기에 전셋값 상승과 월세 전환 흐름까지 겹치며 주거비 부담도 확대되는 상황이다. 서울 전셋값은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매매시장 역시 지역별 온도차 속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금리와 주거비 부담이 동시에 커지는 가운데 담배와 술 등 생활 밀착 소비재가격까지 오를 경우 체감물가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정부도 논란이 확산하자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복지부는 담배가격 인상과 주류 부담금 부과에 대해 "현재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해당 방안은 2021년 수립된 10년 단위 계획에 포함된 중장기 정책 방향일 뿐 이번에 새롭게 추진되는 사안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복지부는 "담배와 주류가격은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만큼 파급효과가 크다"며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의견수렴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과거에도 유사한 방안이 제시됐다가 물가부담과 소비자 반발로 실제 시행되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당장 정책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