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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이하 중견련) 회장이 "정부 정책 추진의 무책임한 들러리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정책의 필요성에는 동의하지만,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방식은 곤란하다며 중견기업들의 목소리를 계속 대변하겠다는 소신을 전했다.
중견련은 오는 21일 '제3회 중견기업인의 날 기념식'을 앞두고 18일 언론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강 회장은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양극화 해소와 사회 통합을 위한 개혁 정책의 필요성에는 큰 틀에서 동의한다"면서도 "기업의 활동을 위축시키는 방식이어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정부, 국회, 기업, 노동계와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정책의 성공을 위한 합리적 수준의 양보와 타협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강 회장은 중견기업계가 경제 재도약과 사회 통합을 위한 정부 정책 추진의 핵심 파트너가 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대내외 악재를 극복하고 경제 공정성 확보와 산업 생태계의 발전을 위해 정부, 정치권을 포함한 모든 주체들이 혼연일체가 돼 새롭게 인식전환을 해야 한다"면서 "중견기업은 지금까지 쌓아온 높은 경제·사회적 위상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위대한 변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강 회장은 최근 이슈가 된 최저임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가감없이 풀어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최저임금은 대기업과는 관계가 별로 없다. 중견련 회원사도 별 영향이 없다"면서 "우리나라는 세게 경제 규모 12위로 발전한 나라이지만, 상대적으로 빈약하고 저소득층이 더 많아졌다는 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내가 자동차 부품업을 하는데 1차 협력사 임직원 연봉이 모기업의 50%밖에 안된다. 2차, 3차는 더 심하다. 소득에 대한 분배가 왜곡되면서 상대적인 빈곤과 양극화를 양산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근격차를 줄이기 위한 방법에 대해 그는 "개별적으로 임금 차이가 있겠지만 현대차 직원의 연봉이 1억원이라고 했을 때 1차 협력사인 우리 회사는 5000만원 정도 된다. 5000만원도 잘 살 수 있는 연봉이다"라고 말했다.
잘 사는 데 1억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고, 더 나은 삶은 전체적으로 유기적으로 흘러가면서 정당하게 배분이 돼 있는 삶이라는 설명이다.
즉, 강 회장은 "대기업 임직원들의 연봉에서 2000만원씩만 양보하면 초봉이 2000만원인 일자리는 10만명, 50만명, 100만명으로 금방 늘어날 수 있다. 실질적으로 공정하고 적절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우리 사회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중견련 회원사인 종근당 회장의 '갑질'에 대해 그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는 부분들은 상훈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의 규정이 있다"면서 "제재도 필요하겠지만 책임을 다해달라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윤리강령에 대한 해외사례를 연구해서 회원사와 함께 선언식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자정 노력을 다짐했다.
한편, 중견련은 법정단체 출범 3주년을 기념해 오는 21일 '중견기업인의 날 기념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중견기업 발전에 공로가 큰 우수 중견기업인에게 금탑산업훈장 등 정부 포상을 수여하고, 경제 재도약을 위한 중견기업의 의지를 다질 예정이다.
강 회장은 "4차 산업혁명과 이후 다가울 혁명적인 모멘텀에 대한 대응의 성패는 우리 경제·사회의 생존과 지속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면서 "보다 나은 경제 체질 개선을 통해 새로운 성공신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도전과 혁신의 역사 속에서 열정적인 기업가 정신을 이어온 중견기업의 가치와 비전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8월에 출범한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는 물론 관련 부처들과 전방위적 소통을 통해 중견기업의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세계 시장 변화 대응력 강화의 기반이 조성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임을 덧붙였다.